🔖[편집실 통신] 독자를 만나고 오는 길
📖[심심한 독후감] 주식시장이 들썩일 때 보면 좋은 책
🖌️[못 그려도 괜찮아] 들깨꽃 그리기-깨꽃이 되어
📚[우리 책 파먹기] 호황 VS 불황 |
|
|
새벽 4시 반에 눈을 뜹니다. 이불을 개고 거실로 나와 부엌 불을 켠 다음, 화장실에 가서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리고 가방을 챙깁니다. 새벽 5시, 이제 10분 뒤에 출발하는 첫 버스를 타러 나갈 시간입니다.
기사님께 인사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우리 동네 첫 버스에는 사람이 거의 없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타고 기차역으로 갑니다. 6시쯤 도착한 기차역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시간 여유가 있어 빵으로 요기를 하고 기차에 탑니다. 부산까지 가는 고속열차는 3분의 1쯤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덕분에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책을 좀 보다가 이내 잠듭니다. 잠에서 깨었다 다시 잠들기를 몇 번 되풀이했더니 부산역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올해에만 세 번째 부산행입니다. 작년까지 부산에 들른 횟수는 다 합쳐도 평생 다섯 번 될까 말까 했는데 벌써 세 번째라니. 인연의 힘을 새삼 느낍니다.
부산에 온 건 어느 초등학교 사서 선생님의 초대 덕분입니다. 봄에 『공갈 젖꼭지』를 내고서 짧은 편지와 함께 선생님께 책을 보내 드렸는데, 편지에 적힌 사연을 책모임 회원들과 함께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봄에 낸 책 이야기를 하필 가을에 듣고자 하신 건, 『공갈 젖꼭지』의 형제 책인 『깨꽃이 되어』가 가을에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책은 예정대로 나왔고, 저도 약속대로 부산에 왔습니다.
부산역 광장 길 건너편에 있는 초량동을 한 바퀴 돈 뒤, 같은 동네에 있는 약속 장소로 조금 이르게 갑니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 모임방으로 들어갑니다. 저쪽이 비치는 얇은 커튼으로만 나뉘어 있으니 방이라 부르긴 좀 뭐하지만, 사람이 많지 않고 조용한 공간이라 얘기 나누기에 좋아 보입니다.
잠깐 기다리니 한 분 두 분 들어오시네요. 네모난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처음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눈 다음, I인 제가 용기를 내어 먼저 질문을 던집니다. “모두 선생님이세요?” 저를 불러 주신 선생님을 뺀 다른 분들이 고개를 저으며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이라고 말씀합니다. 이어 저는 정말정말 궁금했던 것을 묻습니다. “그런데 왜 별 볼일 없는 제 얘기를 듣고 싶어 하셨어요?” 모두 고개를 갸웃거리는 가운데 한 분이 말씀합니다. “애가 출판사에서 일하면 좋겠어서요.” 이 답변의 꼬리를 붙잡고 제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러시다면 편집자란 누구인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소 생각하던 대로 편집자도 여느 생활인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서, 단 ‘덕업일치’까지는 아니어도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있는 일 사이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사람이라고 덧붙입니다. 그런 다음 저라는 사람에 한정한다면, 이수지 작가님 표현처럼 “작은 뭔가를 매일 발견하는 여정”에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만들고 싶은 책과 만들고 싶지 않은 책, 팔리지 않는 책과 팔리는 책 사이에서 자주 괴로운 시간에 듦에도 책 만드는 일을 계속하는 건, 할 줄 아는 게 이 일뿐이라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발견의 순간’ 때문이라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어 저는 왜 편집자가 되었고, 그간 어떤 실패를 맛보았으며, 그 실패들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등등 잡스러운 사연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면서 틈틈이 참석자들의 눈을 바라보며, 아직 눈빛이 스러지지 않았음에 안도를 느낍니다. 이야기는 이어지고 이어져 제가 만드는 책에 담는 두 가지 마음을 말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제가 먼저 꺼내 든 마음은 독자들이 ‘뭇 생명과 어울리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예로 든 책은 『멸망한 세계에서 우리가 나비를 쫓는 이유』. 세 번째 출판사 면접 이야기에서 시작한 이 마음 이야기는, 에이전시 뉴스레터에서 이 책을 만난 순간 든 생각과 책 내용 소개를 거쳐 제왕나비 이야기에 이릅니다. 이 책에는 아메리카 대륙에 실재하는 제왕나비가 나옵니다. 개체 수가 수백만에 이르렀으나 이제는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곤충입니다. “작가는 인류가 멸종으로 몰고 가는 제왕나비가 인류의 희망이 되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통해 생명 다양성이 수많은 생명 그 자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인간을 위해서라도 보존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첫 번째 마음 이야기를 마치고 두 번째 마음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로 꺼낸 마음은 독자들이 ‘서로 기댈 수 있는 등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깨꽃이 되어』를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각자도생이 한국 사회의 생존 공식처럼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 없이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다, 남이 기른 음식, 남이 지은 옷과 집, 거저 주어진 공기와 햇빛과 땅, 이름 모를 생명체들의 도움이 없으면 금세 스러지고 말 허약한 존재가 인간 아니냐, 이 허약함이야말로 우리들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이라고 생각한다…. 제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들로 시작한 두 번째 마음 이야기는 『깨꽃이 되어』를 쓴 고 이순자 작가님과 그림을 그린 고정순 작가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두 작가님 모두 둘레의 생명들과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애쓴/애쓰는 분이라 정의하고서, 책 내용 역시 그러하지 않느냐고, 이순자 작가님이 평창 시골 마을에서 아흔 넘은 이웃과 또 하나의 고향을 일구었기에 이 이야기가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그러니 우리도 서로의 등이 되어 주자고 이야기합니다. 이 역시 저 자신에게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는 사이 예정되었던 1시간 반이 지났습니다. 시계를 보고 흠칫 놀란 저는 준비한 나머지 내용을 서둘러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마칩니다. 화자가 제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이야기 중간부터 청자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말이죠. 빵점 강연자입니다.
|
|
|
모임은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문을 닫습니다. 선생님과 중식당에서 점심을 든 뒤 작별인사를 나누고, 다시 초량동 구경에 나섭니다. 바닷빛 초량성당을 지나 언덕에 자리한 ‘유치환 우체통’에도 들르고, 동네 뒷산도 걷습니다. 높은 데서 내려다본 초량동이 아기자기합니다. 이런 동네가 재개발로 어쩌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여행자니까 이런 생각을 하지 동네 분들은…’ 생각이 말끔하지 않습니다.
|
|
|
시계를 보니 서울행 기차 시간까지 1시간쯤 남았네요. 언덕을 내려와 식구들과 함께 먹을 만두를 산 뒤 부산역으로 가다 보니 문 연 지 얼마 안 된 듯한 아담한 카페가 보입니다. 지친 다리도 쉴 겸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잔 마십니다. 그윽하고 보드라운 커피에 몸이 사르르 풀리는 기분입니다. 약간 출출하여 에그 타르트도 한 개 먹었더니 뱃속까지 든든해집니다.
30분쯤 앉아 있다가 기차를 타러 역사로 들어갑니다. 이윽고 4시 15분 서울행 고속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하루를 시작한 지 거의 열두 시간 지났네요. 이것으로 오늘의 부산은 끝. 독자를 만났다는 뿌듯함을 언제 다시 느껴 보게 될는지.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기약하며 글을 맺습니다.
좋았던 하루를 복기하며
편집자 참새 드림
|
|
|
주식시장이 들썩일 때 보면 좋은 책
요즘 주식 시장이 아주 활황이죠? 코스피가 5000을 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얼마를 찍었다는 등의 뉴스가 자주 보입니다.
여러분은 금융 투자를 하고 계신가요? 저는 최근 3~4년 전까지는 실제 금융 시장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경제 관련 책과 금융 관련한 책은 만들어봤지만, 주식을 어떻게 사고파는지 같은 기초적인 것도 알지 못했지요. 돈은 적금과 예금으로 모아놓을 뿐 어디에 투자한다는 건 생각도 안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신자유주의가 위세를 떨치던 때에 대학을 다녔는데, 실물 경제의 성장보다 금융 이득을 거두는 데 치중하는 신자유주의 금융에 대한 비판이 당시에 거셌습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세계가 대침체에 빠지면서 그런 비판이 타당했다는 게 입증되었죠. 그런 이유로 (쥐꼬리만 한 돈만 있는 주제에) 금융자본에 동참하는 게 내심으로 좀 꺼림직했습니다.
둘째로 주변에서 주식 투자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저희 아버지만 해도 주식으로 돈을 잃으셔서 가계를 꽤 힘들게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식은 보통의 개미가 건드릴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셋째로 좀 관심을 가지려 해도 너무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없으니 그냥 안 주식 투자를 하려면 어떤 회사 주식을 살지 정해야 할 텐데, 뭘 사야 할지도 모르고 세세히 따지자니 골치가 아팠습니다. 워런 버핏이 “자신이 잘 아는 종목에 투자해라”라고 했다는데 저는 잘 아는 회사가 없으니 안 해버린 것이죠.
대충 이런 이유로 예․적금 외 다른 금융 시장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오다가 몇 년 전부터 이것저것 해보고 있습니다. 일단 예금, 적금 금리가 너무 낮아서 다른 걸 해보고 싶었고,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이 우리의 노후를 위해 어딘가의 금융 시장에 투자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일정한 투자와 수익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제는 친구들과 만나면 주식 얘기를 하는 경우도 많아서 호기심도 생겼고요. 그래서 주식도 사보고, 채권도 사보고 금융상품들을 약간씩 손대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개별 상품을 손대는 건 자신이 없어서 특정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ETF라는 걸 주로 사고 있지요. 글로만 이해하고 있던 금융시장을 직접 돈을 넣고 경험하니 나름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의 재미도 느낍니다.
책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또 딴 이야기로 많이 빠졌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책은 제가 금융경제를 거의 몰랐을 때에도 아주 재밌게 본 투자서의 고전입니다. 찰스 킨들버거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입니다. 제목처럼 금융위기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패턴과 양상을 고찰합니다. 1978년에 처음 나온 책으로, 금융 버블의 붕괴 때마다 주목받고 그때마다 개정되었을 만큼 긴 생명력과 영향력을 자랑하지요.(2003년 저자가 타계하기 전에 발생한 2000년 닷컴버블의 붕괴까지 다룹니다) 저는 아마 2008년 세계금융위기 발생 이후에 읽었던 기억입니다. 제가 보기엔 언제 읽어도 의미 있는 책이며, 분명히 다음 금융위기 때에도 이 책은 이야기될 것입니다. |
|
|
대중 독자 입장에서 이 책의 미덕은, 문외한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개념을 다루지만, 그것을 역사 속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 가격에 거래된 튤립 버블이나 뉴턴도 크게 물린 남해회사 버블부터 한국 역시 포함된 1998년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까지, 굵직한 금융위기와 그에 얽힌 다양한 일화들이 소개되고 있지요. 그래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페이지를 넘어가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안에 금융위기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담아 전달하니 확실히 대가다운 글입니다.
그렇다면 금융위기는 왜 발생하는가? 저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경기 호황기에는 모든 것이 잘 됩니다. 기업의 매출은 늘고, 사람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지죠. 주식과 부동산은 계속 오릅니다. 어디에 투자해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은행은 대출에 관대해집니다. 시중에 돈이 풀리고 경기는 더욱 뜨거워집니다. 자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사람들은 더 부자가 됩니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보수적인 사람들도 대출을 받아 투자에 합류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기차가 역을 출발하기 전에 열차에 올라타야 할 때’라는 인식이 도처에서 만연”하지요. 이 과정은 반복되며 점점 흐름이 커집니다. 거품 혹은 ‘광기’의 국면입니다.
그러다 어떤 계기에 의해 가격의 상승이 멈춥니다. 금리 상승, 회사의 파산, 관세 분쟁이나 전쟁이 될 수도 있겠죠. 상승이 멈추면 바로 하락이 시작됩니다. 대출에 기대 자산을 구매한 투자자들은 대출 이자가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보다 커지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이나 주식을 팔기 시작합니다. 매각 차익을 노리고 자산을 구매한 사람들은 자신이 산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주는 사람이 없다면 수익을 얻을 방법이 없지요. 그런 ‘더욱 대단한 바보’가 없다는 게 드러나는 순간, 자산 가격은 지탱하지 못합니다. 더 늦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공포가 닥치고 가격 하락은 더 가팔라집니다. 패닉의 순간입니다. 경기는 급속도로 수축하고 이 과정이 오래 지속되면 건전한 회사와 은행도 무너지게 됩니다.
광기, 패닉, 붕괴로 이어지는 이 과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광기 현상들의 특징은 전부 똑같지는 않지만, 한 가지 유사한 유형을 갖는다. 경제적 풍요감에 동반해 부동산과 주식, 상품가격의 상승이 나타난다. 가계의 부가 증가하고, 따라서 지출도 늘어난다. "이보다 더 좋았던 적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는다. 그러는 사이 자산가격이 그 정점으로 치솟고, 곧이어 하락이 시작된다. 거품의 파열은 부동산가격, 주가, 상품가격의 하락과 동반해 나타났으며, 이런 가격 하락은 종종 붕괴나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38쪽
|
|
|
(저자의 설명은 ‘하이먼-민스키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잘 알려진 이 그래프에 이 과정이 묘사되어 있지요.)
아주 쉽게 말하면, 투자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버블을 일으키고 그것이 결국 터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이렇게 떨어져서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참 인간이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요. 경기 호황 국면에는 가격의 상승이 계속되리라 믿고(혹은 상승이 끝나기 전 자신이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더욱 대단한 바보’가 언제나 있을 줄 알고) 무리한 투자를 확대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절대 무리해 보이지 않죠.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점점 부자가 되니까요. “야 여기 투자했더니 돈이 복사가 돼”라며 희희낙락 자랑합니다. 신중함은 자취를 감추고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FOMO가 지배합니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친구가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사람들의 안락과 판단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없다.” 우리는 언제나 지나고 나서야 어리석었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과신하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우리의 안락과 판단력을 혼란스럽게 하는 현실의 소란에서 한 발짝 떨어져 금융위기의 역사를 조망하면, 거품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고 장밋빛 전망은 금세 절망의 울부짖음으로 바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광기에 휩쓸리지 않고 신중한 투자를 이어가는 장기적 전망을 가질 수도 있겠죠. 그것이 이 책이 오랫동안 읽히는 이유일 테고요. 그러나 지난 수백 년간, 이 책이 나온 이후로도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금융위기가 계속 반복된 걸 보면 역사에서 배운다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지! 이 책에 나온 대로 저자의 표현대로, “투자자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얻어야 할 것을 배우지 않은 것” 같습니다.
|
|
|
고정순 작가님의 <깨꽃이 되어> 그림책을 보고
흠, 나도 깨꽃 그려야지~~ 했는데.
텃밭에 들깨꽃이 가득한 날
가을무 심는다고 다 뽑으라네.
흥, 꽃을 피웠으니 씨앗을 맺게 해야 한다는
외계인의 말은 가을 무에 밀려버렸다.
너를 그림으로라도 그려주마~~했지만,
내 실력으로는 너의 소박함도, 그 향도
그림에 담을 수가 없으니 오호 통재라!
|
|
|
호황기에는 사람들이 낙관적인 감상에 빠져 분홍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몽롱해진다. 그들의 정신은 현실을 벗어나서 환상에 빠져 있다. 그래서 자신의 처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삶을 영위하려 한다. 이런 행태는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고 다시 수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가 다시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소비가 다시 강하게 바닥으로 내려와야만 한다. 이때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첫 번째 한탄이 터져나오자마자 국가가 개입해 경제위기를 약화시키려는 조치를 취한다면, 오히려 국민은 현재 누릴 수 있는 적절한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삶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가능하겠는가? 물론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사치와 지나치게 높은 자산 소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려는 국가의 조기 개입은 언제나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
|
|
답장을 받았습니다~📮
💌 "추석이 의미 하는 것 = 제가 그리워하는 건 이런 의례인 거 같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합니다. 그런데 추석이나 설날 제사 같은 의례들은 부계를 중심으로 한 의례입니다. 가부장중심 사회에서 조상은 부계만을 의미하기에 "의례"라는 중요하고도 저역시 그리워 하는 그 기능에 오롯이 동의할 수 만은 없습니다. 그리하여 삼짇날, 단오날, 칠석날, 동짓날 이런 날들의 의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활성화 시키는 방법은 없을 까 고민하게 되네요. 의례의 순기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이번 레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맞습니다. 세상은 변했고 의례도 그에 따라 변해가야 마땅하겠지요. 지금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의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운 것 같습니다. 누구를 소외시키지 않고 통합 기능을 발휘하는 그런 의례의 출현을 기다립니다~
|
|
|
Wonder Letter~📮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전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두꺼운 이불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기온이 널뛰기 하지 않고 서서히 변할 수는 없는 걸까요? 이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하나 올해 10월은 유례 없이 비가 자주 옵니다. 어머니는 "세상 도움이 안 되는 비"라고 하시더라고요. 햇볕을 받으며 곡식과 과일이 익을 계절에 내리는 비라며 말이죠. 뭐든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
|
|
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 비밀요원K
외계인. SNS에서 지구인들 탐색하면서 지구인인 척 댓글 놀이를 하고 있음. 모 출판사에서 비밀요원으로 암약중이며, <못 그려도 괜찮아>라며 맘대로 막 그린 그림들을 올려서 지구인들 테러중.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