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 책을 사시나요?
📖[심심한 독후감] 안녕, 나의 ○○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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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 책을 사시나요?
by 곽편🏃
오늘 아침 잠에서 깨어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데, 책장으로 볕이 들이치더라고요. 그 모습이 예뻐 보여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카메라 액정 너머 책장을 보며 새삼 ‘저 책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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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안 된 책상은 못 본 걸로 해 주시길. 아니, 책상만 그런 게 아니네요.
어디서 오긴... 다 서점에서 왔겠지요(책은 서점에서 파니까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도 있고 회사에서 가져온 책도 있고 선물받은 책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가 고르고 산 책이죠. ‘분명 작년에 이사하면서 한번 정리했는데, 또 언제 이렇게 쌓였담’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지난 달에 애인과 했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동생 결혼식을 앞둔 어느 평일, 멀리 순천까지 가야 하니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근 후 애인과 함께 책방에 들렀습니다. 저는 다른 곳에서 하루 이상 잠을 자고 올 일이 있다면 그곳에서 읽을 책을 신중히 고르는 편입니다. 물론 읽지 않고 오는 경우가 더 많은데도 말이죠.
책방에 가는 길에 애인은 집에 책 많지 않느냐고 물었고, 저는 ‘볼 책이 없어’라고 답했죠. 애인은 ‘볼 책이 없는 게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이 없는 거겠지’라고 대꾸했죠. 그런데, 정말 그렇지 않나요? 집에 책이 쌓여 있어도, 빌려 온 책이 한 귀퉁이에 탑을 이루고 있어도 어쩐지 읽고 싶은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있지 않나요?? 지금의 온도(?), 습도(??)와 맞는 책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어쩌겠어요. 사야지요. 그날엔 신당동에 자리한 소수책방에 들러 『모파상 단편선』 과 『지옥보다 더 아래』를 데려왔습니다.
엊그제 주말엔 친구들과 인천 여행을 다녀왔어요. 월미도를 한 바퀴 둘러보고, 차이나타운을 지나 개항로에 들어섰죠. 그런데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해 둔 책방이 보였습니다. ‘저 책방이 여기에 있구나~’ 하며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섰지요. 문학소매점이라는 이름답게 소설책과 시집이 많았습니다. 책장 위에까지 꽉꽉 들어찬 책(아마 책방지기분이 읽은 책들인 것 같았습니다)이 인상적이었지요. 책방에 들렀으니 안 살 수 있나... 시집 한 권과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골라들었죠.
이처럼 여행 중에 책을 사는 분들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산 책을 읽으며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지요. 저만의 ‘책 사는 순간’을 하나 더 소개해 보자면, 괜시리 우울한 날, 무언가 일이 잘 안풀리는 날이면 서점에 갑니다. 이런 날엔 대형서점이 알맞습니다. 망연히 서가를 맴돌며 책을 찬찬히 살피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곤 해요.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책을 한 권 구매해 돌아옵니다. 그걸 읽다 보면 대개는 괜찮아지더라고요.
쓰고 보니 ‘나는 슬플 때 책을 사’ 유형인 것 같군요. 독자님들은 주로 언제, 어디서 책을 구매하시나요? 어떤 때에 책을 사는지 답장하기를 통해 들려주세요~! 자주 가는 책방이 있다면 추천도 해 주시면 좋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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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책꽂이 13화
안녕, 나의 ○○
“저는 근본 없는 편집자잖아요.”
어린이책 분야의 출판인을 만났을 때 제가 가끔 내뱉는 말입니다. 저는 인문서 편집자로 오래 지내다가 제 생애 주기와 우연히 겹친다는 이유로 이야기 그림책을 일 년에 한두 권 편집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씨앗이 되어 이제는 어린이책 편집자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이 전환의 과정에서 누구에게 수련을 받거나 따로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어요. 마음 가는 대로 가끔 어린이책을 보고, 울림이 있는 책을 몇 권 책꽂이에 들여놓고 하면서, 순전히 취향에 따라 책을 골라 만들고 있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허술하기도 하죠.
그사이 몇몇 선배들에게 샘물 같은 조언을 받은 덕에 겨우겨우 경력을 이어 가고는 있지만, 내향적인 성격이라 동료 편집자들과의 교류에는 소극적입니다. ‘책을 통해 배운다!’는 마음이 커요. 그렇다고 성실한 독자는 또 아니에요. 안 본 책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이 책들 언제 대충이라도 훑어보나?’ 하고 쫓기는 기분을 자주 느끼죠. 동시에 세상에 널린 좋은 책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자주 느낍니다. ‘와, 이런 책이 있었어!’ 하고 때때로 놀라다 보니, 요즘 들어서는 자만하는 마음이 쏙 숨어 버렸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소피 블랙올의 『안녕, 나의 등대』는 작년 여름밤에 만났어요. 도서관에서 빌려 와 가방에서 꺼내지도 않고 한 일주일 그대로 두었다가, 잠이 달아난 어느 밤 두리번거리다가 책을 발견하고 펼쳐 보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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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지에 실린 등대지기의 편지를 마주한 순간부터 공간이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름밤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는 공간을 바꾸는 그런 힘이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 만에 저는 등대지기의 등대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가만히 읊조렸죠. “여기예요! …여기예요! 여기 등대가 있어요!”
주인공은 어느 섬의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예요. 전기가 널리 사용되기 전, 등대의 불빛을 석유로 밝히던 시절, 등대지기는 등대의 렌즈를 닦고, 연료 통에 석유를 채우고, 불에 탄 심지 끝을 다듬으며 섬에서 홀로 지냅니다. 업무 일지에 모든 일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바느질을 하면서 바람 소리에 가만 귀를 기울이죠. 외로울 땐 아내에게 쓴 편지를 유리병에 담아 일렁이는 파도에 던지기도 하면서, 거센 파도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배가 길을 잃지 않도록 불을 밝히죠. 어느 날, 필요한 물품을 가져다주는 보급선을 타고 아내가 등대로 옵니다. 그 뒤로 이 둘은 서로 돌보며 등대에서의 삶을 꾸려 나갑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어요. 둘 사이에 어여쁜 딸도 태어나 세 식구가 등대에서 오순도순 생활하고 있었죠. 등대에서의 마지막 날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머지않아 등대에는 전구로 빛을 내는 새 기계가 달립니다. 이제 등대를 떠날 시간이에요. 등대지기는 계단을 타고 등대 끝까지 올라가 마지막으로 업무 일지를 한번 펼쳐 본 뒤 덮었어요. 등대지기 가족은 짐을 꾸려 배에 싣고서 섬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안녕, 등대야! 안녕!”
책을 덮고서 이번에도 길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등대지기의 생애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자정을 넘긴 여름밤의 고요, 풀벌레 소리와 지하 주차장에서 나는 경고음, 방을 밝힌 백열전구 불빛에 감싸인 채 그렇게 한참 가만히 있었습니다.
저라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고된 생활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작가가 그렇게 표현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작가는 어째서 등대지기의 삶에서 그런 아름다움과 만났을까요? 아니 그 전에, 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 글을 쓰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사고(연재명이 ‘참새의 책꽂이’니까), 책을 펼친 다음 책장을 한 장 한 장 다시 넘겼습니다. 감동은 그대로였어요. 그리고, 문득 저도 등대처럼 있고 싶어졌습니다. “여기예요! …여기예요! 여기 등대가 있어요!” 하고 외치면서, 저의 ‘안녕’은 작별이 아닌 환영의 ‘안녕’이 되길 바라면서.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넘치게 힘들어하는 제가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바람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내일의 무게도 조금 가벼워지는 듯하고요. 아름다움이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는 말은 사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집자 참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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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서가에 이어 플랫폼c에서 『내전, 대중 혐오, 법치』 읽기 모임이 열립니다! 혼자 읽기엔 어려워 보여 망설이신 분이 있다면 함께해 보세요~~~
📌플랫폼C 5월 책읽기모임 피에르 다르도 외. 『내전, 대중 혐오, 법치』📚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더불어 끝난 것으로 보였던 신자유주의. 하지만 지금도 이 폭력적 체제는 건재한 것처럼 보인다. 신자유주의는 대체, 왜, 어째서 끝나지 않는가? 낡은 것을 떠나보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가 넘어서야 할 체제는 무엇인지 공부하고 토론합니다.
📅일시: 5월 22일(수) 오후7시 🏡장소: 서울 망원동 338-73, 2층 + 줌온라인 📱문의: 010-칠육이육-1210 ✍신청: https://bit.ly/about_neoliberalism
🔖 소식 공유하며 사족을 덧붙여 보자면 『내전, 대중 혐오, 법치』를 편집할 때 담당자인 저도 많이 공부하며 편집했어요. 본문을 읽으며 공부가 많이 되기도 했지요. 그래서인지 독자분들이 혼자 읽기보단 함께 모여 공부하듯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그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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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를 위한 모든 순간의 물리학』 서포터즈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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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탐정 셜록 옴즈’ 시리즈, 이번엔 물리학이다
셜록 옴즈와 함께 밝히는 시공간과 우주의 비밀!
『어린이를 위한 모든 순간의 물리학』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서평단 미션 📍하나, 『어린이를 위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받고 수령 인증샷을 올려 주세요. 📍둘, 인스타그램과 인터넷 서점에 독서 후기를 남겨 주세요.(5월 31일까지) 📍셋, ‘과학 탐정 셜록 옴즈’ 시리즈를 널리 알려 주세요~
신청 방법📝 💡하나, 개인 SNS 계정이 공개인지 확인 💡둘, 인스타그램 @wonderbox_pub 팔로우 💡셋, 상단 프로필 링크 클릭 > 신청서 폼 작성 > 제출 💡넷, 댓글로 신청 완료 알림과 기대평 남기기(친구 소환 감사합니다)
✅모집 기간: 5월 15일 ~ 5월 19일 ✅선정자 발표: 5월 20일(댓글 안내🥳) ✅모집 인원: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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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짙어져 가는 초여름에 쉰세번째 원더박스 뉴스레터를 띄웁니다. 이 레터를 받아 보실 즈음에 저는 함안에 있겠네요. 15일에 열리는 낙화 놀이를 보러 가기 위해 목요일에 휴가를 썼거든요. 레터는 예약 발송으로!☺️ 엊그제 문학소매점 책방에서 구매한 시집과 함께할 계획입니다. '낙화'와 시집, 찰떡이지 않나요?
앞에서 물었지만 한 번 더 여쭤 봅니다. 이 레터를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은 어떤 순간에 책을 구매하시나요? 아래 답장하기를 통해 들려주세요!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도 남겨 주시면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활력의 계절 여름도 즐겁게 맞이하시길 바라며,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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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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