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우리가 책값을 매기는 방식
🙋잠깐, 우리 책 홍보~
📖[심심한 독후감]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저씨들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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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우리가 책값을 매기는 방식
by 편집자 참새🐦
삘릴릴릴리, 삘릴릴릴리~
며칠 전 사무실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저와 등지고 앉은 마케터 시바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거신 분의 얘기를 잠시 듣던 시바는 “독자님, 책은 공산품이라서요, 품질이 고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잠시 후 시바는 “독자님, 책은 공산품이라서요, 품질이 고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고 다시 말했습니다. 그러고서 몇 초 뒤에 “구입하신 곳에서 교환 가능하십니다.” 하고 말한 시바는 수화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한참 듣다가 “독자님, 독자님…” 하는 짧은 단어만 몇 번 되풀이할 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시바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습니다.
누군가를 상대할 때 대체로 여유를 잃지 않는 시바이기에 속으로 ‘거친 말을 듣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무심한 상사이지만 시바가 조금 걱정되었나 봅니다. 제 눈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주의는 온통 시바에게로 향했습니다.
몇 분 동안 이어진 전화 통화를 끝내고 시바가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즉시 의자를 돌려 앉은 저는 시바에게 물었습니다.
- 무슨 전화야?
- 책이 쪼개져서 항의하는 전화요.
- 무슨 책인데?
- ○○○○요. 밑줄을 치며 열심히 보고 있었는데 책이 쪼개졌대요. 그래서 서점에서 바꿀 수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버럭 화를 내시네요. 책값을 그렇게 비싸게 매겼으면 양장으로 만들어야지, 왜 무선으로 만들었느냐고요. 제가 대처를 잘못하기도 했지만 좀 험하게 말씀하시네요.
- 고생했어요.
책값이 비싸졌습니다. 최근 이삼 년 새에 부쩍 올랐지요. 책 만드는 저도 그렇게 느끼고, 책 사는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출판인들 가운데는 요새 커피 한 잔이 얼마인데 책이 뭐가 비싸냐고 말씀하는 분도 계십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지갑은 책값이 비싸다고 아우성칩니다.
저도 책값을 내리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독자분들께 한 푼이라도 싸게 책을 드리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러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책값을 정하는 방식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문제의 ○○○○ 같은 번역서의 경우에는 외국에서 판권을 사 오는 비용이 듭니다. 여기에 번역비, 디자인비, 종잇값, 인쇄비, 제본비, 출판사 식구 임금, 사무실 유지비, 홍보비 등이 추가되면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드는 총비용이 나옵니다. 보통 수천만 원입니다.
저희는 출간 후 2~3년 동안 예상되는 판매 부수를 기준으로 책값을 매깁니다. 그 기간 동안 2000부가 팔릴 것 같으면 2000부 정도가 손익분기점이 되도록 값을 매기고, 3000부가 팔릴 것 같으면 3000부가 손익분기점이 되도록 값을 매깁니다. 한마디로 잘 팔릴 것 같으면 책값이 조금 내려가고,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으면 책값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총제작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책을 팔아서 수익을 남겨야 출판사가 운영되므로 이렇게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요즘 책값이 자꾸 올라가는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책이 잘 팔리지 않는다. 둘째, 제작비가 계속 오른다(환율과 종잇값은 빠르게, 인쇄비와 제본비, 출판사 식구 임금 등은 천천히).
전화를 주신 독자분을 탓하지는 않습니다. 비싼 돈 들여 사서 정성 들여 읽던 책이 쪼개지니 얼마나 마음이 상하셨을까요? 저도 그런 경험으로 속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그 심정 조금은 압니다. 하지만 책을 양장으로 제작하지 않은 건 책값을 더 올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저희가 폭리를 취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이것만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쓰고 보니 출판사 직원의 긴 변명이네요. 부끄럽습니다.
날이 풀리고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요 며칠 점심 먹으러 오가다가, 바람결에 실려 온 꽃향기 덕분에 걱정을 잠시 잊기도 했습니다. 봄이 좋기는 좋네요.
참새에는 날개가 있어 다행이라고 여기는
편집자 참새 드림
*덧붙임: 시바가 통화할 때, 책의 제본 상태가 걱정되어 힘을 주어 펼쳐 보았습니다. 특별히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강한 축에 속하지도 않았습니다. 이왕이면 튼튼한 책이 좋으니, 조만간 제본소와 상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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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저씨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아저씨’들은 동네북인 것 같습니다. 선진 사회 여러 곳에서 여성과 성소수자들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고, 기후 문제에 무감각하며, 이주 노동자에게 닫혀 있는 낡은 존재로 취급받고 있죠. 몇 년 전에는 ‘오케이, 부머’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죠. 2019년 뉴질랜드 녹색당의 클로에 스와브릭 의원이 의회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발언을 하던 중 나이 든 의원들로부터 야유가 나오자 “오케이, 부머”라고 일축하면서 알려진 말이죠. 한국어로 하자면, “됐거든요, 꼰대들” 정도의 의미일 겁니다. ‘기성세대의 이기심 때문에 미래 세대가 희생되고 있다’는 식의 논지는 좌우를 떠나 익숙합니다.
브래디 미카코의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는 이런 면에서 색다릅니다. 이 책은 낡디 낡은 영국 베이비부머 노동계급 아저씨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보지요. 브래디 미카코는 『아이들의 계급투쟁』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등의 책으로 유명한 작가로, 중요한 사회 문제를 에세이로 담아내는 ‘사회파 에세이스트’라고 일컬어집니다. 유쾌하면서 무겁지 않은 문체로,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를 섬세하게 다루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죠. 이렇게 잘 아는 것처럼 쓰고 있지만, 사실 미카코의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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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른 건 저번에 소개해드린 『자기 땅의 이방인』들의 영향입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던 해, 대서양 건너편의 영국에서도 큰 사건이 벌어졌죠. 브렉시트입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한 이 결정은 트럼프 당선과 함께 세계화가 제동이 걸리고 자국 중심의 고립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두 사건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인 노동자 계급이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듯이, 영국에서도 노동당을 지지하던 노동자 계급이 노동당의 잔류 입장에 반대해 탈퇴에 표를 던졌습니다. 이 책은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나서 쓰여졌는데, 브렉시트에 찬성한 노동자 아저씨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도 아저씨들 탓이고, EU(유럽연합) 탈퇴도 아저씨들 탓이다. 그들은 어째서 과거의 ‘좋았던 시절’만 되뇔 뿐 새로운 시대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일까? 성희롱과 약자에 대한 괴롭힘도 아저씨들 탓이며, 정치가 부패하고 기득권 세력만 잘사는 것도 아저씨들 탓이다. (…) 그들은 세상 모든 악의 근원이며, 불안한 정세와 사회 쇠퇴의 원흉이다. (…) 하지만 아저씨들 쪽에서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5~6쪽
이 책에는 저자가 영국에 살며 만나고 교류해온 아저씨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 초반까지 태어난 60대의 진짜 아저씨들이죠. 모두 다 백인이고, 대부분은 노동계급 출신이며, 또 브렉시트에 찬성했습니다. 이들의 프로필만 보면 어떤 스테레오 타입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이들의 모습은 사뭇 다르죠.
공장에서 해고되고 대형 마트에서 일하는 스티브는 이주자를 대거 받아들이는 영국의 이민 정책에 반대해서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자기 동네에서 중국인들이 박해를 당하기 시작하자 그들을 보호하려고 일어섭니다. “중국인들의 집에 돌이나 벽돌을 던지는 녀석들이 나타났어.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으로서 두고 볼 수가 없다고.” 그래서 술집의 친구들과 야간 순찰대를 꾸려 이민자들을 보호하려 하죠. 순찰대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이민자가 너무 늘었다며 브렉시트에 찬성했지만, 동시에 그들은 자기 동네에 사는 이민자들이 괴롭힘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노동계급의 전통적인 연대 의식이 발휘된 걸까요? 어쨌든 흔히 쓰는 ‘인종주의’라는 말로는 담아낼 수 없는 어떤 것들이 실제 삶 속에는 존재합니다.
역시 브렉시트 찬성파인 사이먼은 노동조합의 굳건한 지지자이며, 이민자들이 노동쟁의에 나서는 것은 열렬히 응원합니다. 자동차 수리공인 레이는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것 때문에 브렉시트 잔류파인 여자친구 레이철과 헤어진 한편, 대니는 베트남 여성과 만나 생의 말년을 함께 보내죠. 노숙자를 집으로 데려왔다가 돈과 귀중품을 털려버린 션이나, 젊은 태국 여성과 결혼하여 육아를 맡고 있는 제프도 우리가 생각하는 꼰대 아저씨와는 전혀 다른 어수룩하고 귀여운 모습이죠.
“아저씨들이라고 해서 다 결이 같은 한 덩어리는 아니다. 노동계급 아저씨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서 대충 하나로 묶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서문에 나온 말처럼 저자 브래디 미카코는 이렇게 쉽게 재단할 수 없는 아저씨들의 삶을 유쾌한 필체로 그려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아저씨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복지국가와 특히 NHS(국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믿음으로 나타납니다. 브래디 씨(저자의 남편)는 암 4기에서 살아났고, 현재 참을 수 없는 두통을 겪고 있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NHS의 진료를 받으려 하지만, 긴축 탓에 NHS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죠. 그래서 돈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민간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걸 택합니다. 하지만 브래디 씨는 고통을 참으며 NHS의 진료를 기다립니다. 왜? ‘민간 병원을 이용하는 건 대처에게 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브래디 씨는 말합니다. “NHS를 잃는다면 우리는 복지국가 시절의 유산을 전부 잃어버리게 되는 거야. 대처에게 지는 거란 말이야. (…) 그러니까 이건 건강과 돈만의 문제가 아니야. 더 큰 거라고. 나는 대처한테도, 글로벌 자본주의한테도 질 수 없다고. 물론 가담하지도 않아.”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찌릿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복지국가 시대를 살아왔던 노동계급 아저씨들의 자부심 혹은 고집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복지국가는 무너지고 거의 모든 걸 빼앗겼지만 그래도 항복하진 않겠다는 의지,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최후의 저항에 나서겠다는 결연함이 그들에게는 있었습니다. 그런 감정은 ‘좋았던 것’을 가져보지 못했던 이들은 알 수 없는 것이겠죠. 그렇게 본다면 브렉시트도 단지 멍청한 퇴행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거 다 떠나서,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는 씁쓸한 블랙 유머로 가득한 시트콤을 보는 느낌의 재밌는 책입니다. 해고되고, 이혼하고, 병 들고, 쫓겨나도, 인생이 우릴 속일지라도, “내 인생 따위 이런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지. 절망 같은 낭만적인 것은 위쪽 계급 놈들이나 하는 거야”라는 태도로 살아가는 아저씨들이 저는 무척이나 좋아졌습니다.
잠깐 광고: 이 책과 함께 소개할 만한 원더박스의 책이 있는데요, 데이비드 굿하트의 『엘리트가 버린 사람들』입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브렉시트 등의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분석한 책이죠. 이 책은 영국 유권자들을 지구상 어디에서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애니웨어(Anywhere)’와 특정 지역을 중시하고 변화에 불안해하는 ‘섬웨어(Somewhere)’로 나누고, 애니웨어와 섬웨어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리고 버림받은 섬웨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의 노동계급 아저씨들이 바로 이 섬웨어겠지요. 아쉽게도 올 초에 절판되었지만, 좋은 책이니 같이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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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예술의 역사 4: 바로크 예술』 서포터즈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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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세, 르네상스에 이어 이번엔 바로크 시대로~~🛫
출간을 앞둔 『만화 예술의 역사 4: 바로크 예술』을
함께 널리 알려 주실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모집 기간: 3월 20일 ~ 3월 24일 ✅선정자 발표: 3월 25일(댓글 안내🥳) ✅모집 인원: 3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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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제가 표준말에 관해서 읽은 글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끝까지 읽은 내용입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면서 수학을 사용하는데 다음 시간에 '고윳값'을 소개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표준말"도 표준어인가요?)
🐶 다행히(?) 표준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표준어군요! 사이시옷은 정말이지... 답답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고유'+값인데 '고윳'값이 되어버리고요, 도요새의 종을 분류하는데 '도욧'과가 되어버리고요. 무엇보다 저번 레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부분 '막내똥생'으로 발음하지 않는 듯한데 기어이 시옷을 끼워 넣는 경우엔...🙄
찾다보니 재밌는 걸 발견했습니다. '막내'가 앞에 붙은 단어들인데요, 막내딸, 막내며느리, 막내아우 등 사이시옷이 붙지 않은 것과 막냇사위 막냇손자, 막냇자식 등 사위시옷이 붙은 것으로 나눌 수 있네요. 그리고 또 하나, 왜 막냇삼촌은 있는데 '막내 이모/고모'는 없는 건지...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표준어입니다~~
💌 벌써 마흔 다섯번의 시간이 흘렀군요. 뉴스레터 잘 읽고 있습니다. 항상 글을 읽으며 정말 글을 잘 적으신다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 원더박스 뉴스레터를 읽으며 ‘역시 출판사 글은 읽기 편하다.’ 느낀답니다. 그리고 때론 가슴을 울리기도 현실을 돌아보게도 한답니다.
이번 주제는 표준어 였는데요. ‘시험공부하다’ 자체로 묶여있다는게 놀라웠어요. 저도 문서를 작성할 때 표준어를 사용하고자 하지만 저의 세대와 지금 세대와의 변화된 표준어들이 있다보니 때론 웃긴 일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편집자분들의 고충을 엿보며 책 속의 문장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여기 부산은 봄의 기운이 빠르게 퍼지고 있어요. 따뜻하고 예쁜 봄 기운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뉴스레터를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표준어를 둘러싼 저희 이야기를 다들 재밌어 하시네요. 국립국어원 선생님들은 너무 바빠서 '오돌뼈'도 '쭈꾸미'도 안 먹어 보신 게 분명합니다.😊
칭찬 말씀도 정말 고맙습니다. 꾸준히 살펴 주신 덕분에 으샤으샤 힘내서 마흔다섯 주 동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편안하고 따뜻한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서울에도 곳곳에 매화며 산수유며 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점심시간 산책하며 꽃이 얼마나 피었나 보는 게 요즘 낙이랍니다. 다정한 말씀 전해 주신 독자님께서도 포근한 봄날 만끽하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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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걸 샘내는지 연일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목요일, 원더박스 뉴스레터 마흔여섯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참새 부장님이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적었네요. 전화를 끊고 나서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책이 쪼개졌을 때의 당혹감을 먼저 떠올려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죠. 대놓고 화를 내는 상대에게 친절하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분 나름대로 속상한 마음에 그러셨겠지요. 한 번 경험했으니 다음엔 좀 더 유하게 대처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어제(3월 20일)가 '국제 행복의 날'이었다고 합니다. SNS에 일상 속 작은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냅다 반차를 쓰고(!) 사무실 밖으로 나섰습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 예전 사무실에서 지내던 때에 이따금 들렀던 카페에 갔어요. 느긋하게 책을 읽고, 마침 근처에 볼일이 있다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었습니다. 귀갓길엔 퇴근하는 애인을 만나 함께 집으로 향했고요. 바람은 매서웠지만 따뜻한 온기가 어린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만의 일상 속 소소한 행복 포인트가 있다면 답장하기를 통해 들려주세요. 레터에서 좋았던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도 남겨 주시면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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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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