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긴 기다림의 끝!
📖[심심한 독후감] 할머니가 차려 주신 밥을 먹으면 배부른 이유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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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파주에 있는 인쇄소에 감리를 보러 가는 날이거든요. 1호선을 타고 출발해 시청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다시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2200번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출발할 때 하늘이 흐리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군요. 파주 출판단지를 지나 아울렛 앞에서 내린 뒤, 인쇄소 과장님께 전화를 드립니다. 차가 없는 저를 위해 데리러 와 주십니다.
감리는 열 시에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정각이 되기 조금 전 도착하니 이미 기장님께서 색 조정을 마친 뒤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을 주고자 검은 바탕에 빨간 글자를 택했는데, 색이 잘 나온 것 같군요! 팬톤 컬러칩으로 색상을 지정했기 때문에 아마 잘 맞춰 주셨겠...지만 그래도 한 번 대조해 봅니다. 표지글과 저자 소개 부분을 읽으며 최종 파일로 인쇄했는지 확인하고요(물론 인쇄소에 파일을 올리면서 몇 번이나 확인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 번 더 쭉 읽어 봅니다. 사실 이때 발견하면... 아찔... 그래도 책을 찍은 뒤에 잘못 인쇄된 걸 아는 것보단 낫겠지요?), 바코드가 잘 찍히는지, 가격이 제대로 표기되었는지 체크하면 끝!
마치고 나니 바로 뒤쪽 인쇄기로 안내해 주시네요. 표지를 확인했으니 본문 인쇄도 잘 되었는지 봐야겠지요? 사실 처음엔 본문 부분은 봐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검은 건 글씨... 흰 건 종이... 그런데 감리를 마치고 인쇄된 샘플을 들고 사무실에 돌아오면 "먹이 좀 더 올라오면 좋겠네요"라고 하시는 참새 부장님... 덕분에 요즘은 조금이나마 보는 눈(?)이 생긴 것 같아요. 오늘도 기장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약간 연한 거 같은데 쫌만 더 짙게 찍을 수 있을까요?" 근데 또 너무 짙게 인쇄하면 앞면에 묻어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잠시 기다려 새로 인쇄한 걸 확인합니다. "좋네요! 감사합니다!!"
사실 이 책은 1월에 인쇄하려던 책인데요, 저작권사에 확인받는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져서 오늘 인쇄하게 되었습니다.(번역서는 보통 인쇄 전에 원서를 펴낸 저작권사에 표지 파일을 보내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사나흘 만에 답변을 주는 곳도 있고, 보통은 몇 주 정도 걸립니다. 이번 책은 한 달 만에 답변을 받았네요. 그래서 '긴 기다림의 끝'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사실 끝이 아니지요. 인쇄를 마치고 책이 세상에 나오면 그제야 시작이겠지요!
사무실에 돌아오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라 하고, 이사하는 날 날씨가 궂으면 부자 된다는데, 인쇄하는 날 눈이 왔으니 이 책도...?👀 모쪼록 오래 기다린만큼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전 출간 준비를 위해 책 소개 자료를 쓰러 가 보겠습니다!! 곧 출간 소식으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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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책꽂이 9화
할머니가 차려 주신 밥을 먹으면 배부른 이유
책을 사고, (안) 읽고, 팔고, 버리고 하다 보니 (또 주머니 사정 때문에) 언젠가부터 책을 잘 사지 않게 되었습니다. 책을 만든 시간이 쌓일수록 책을 점점 안 사게 되는 저를 바라보며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그럼에도 자연스럽게 사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다음 책이 언제 나오나 하며 기다리게 만드는 작가가 있거든요. 제게는 조던 스콧과 시드니 스미스가 그런 작가입니다. 두 작가가 힘을 합쳐 만든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를 보고 얼마나 자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를 속으로 되뇌었는지. 아마도 평생 제 책꽂이를 떠나지 않을 이 책을 바라보며, 두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렸습니다.
저작권 에이전시에서 보내온 자료를 검토하던 어느 날, 기다림에 보답을 받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두 작가의 다음 책이 출간 예정 목록에 있었거든요. ‘한국 출판사는 당연히 책읽는곰이겠지? 언제쯤 나올까?’ 한국어 출판권 경쟁 같은 건 꿈도 꾸지 않고 독자 입장에서 계속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기다리던 책의 정보가 서점에 올라왔습니다. ‘할머니의 뜰에서’라는 서정적인 제목과 어울리는 아련한 느낌의 표지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주문하고, 기다리고, 책을 받고, 펼치고, 소리 내어 읽고,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떠올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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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길러주신 한 할머니는, 지금은 사라진 고향 집 한옥 마루에서 당신 허벅지에 저를 누인 뒤 옛이야기도 들려주고, 면 수건으로 다래끼도 짜 주셨습니다. 건강히 지내다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진 할머니는 몇 년 동안 누워 지내다 일어나셨습니다. 그 뒤로 말 안 듣는 저를 가끔 원망하셨지만, 손을 잡고서 함께 동네를 돌거나 마루에서 채소를 함께 다듬던 장면을 떠올리면 지금도 온기가 느껴집니다. 제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큰아버지 댁에서 며칠 지내러 기차를 타시던 할머니의 뒷모습입니다. 태어나서 열세 살 때까지 줄곧 할머니 곁에서 잠든 저로서는 너무나 견디기 힘든 이별이었죠.
다른 할머니는 어릴 적 자주 뵙지는 못했습니다. 이 도시 저 도시 드나들며 부지런히 일하셨거든요. 그러다 제가 중학생 때쯤이었던가? 연세가 들어 돌아다니기엔 힘도 부치고, 이혼한 이모의 아이들, 그러니까 어린 제 사촌 동생들도 돌봐야 해서 도시의 이모 댁에 머무셨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모 댁에서 몇 달 살았는데, 그때 할머니가 해 주신 밥을 실컷 먹었습니다. 할머니는 『할머니의 뜰에서』 속의 바바처럼 밥그릇이 넘치게 밥을 주셨습니다. 밥이 너무 많다고 하면 “트림 한 번 하면 쑥 내려가.” 또는 “오줌 한 번 싸면 다 꺼져.” 하는, 저희 형제들의 기억에 각인된 고정 멘트를 날리셨죠.
책 얘기는 안 하고 제 할머니들 얘기만 하고 있네요. 그건 『할머니의 뜰에서』가 제게 그런 책이기 때문입니다. 돌아가셨지만 그분들과 제가 여전히 이어져 있음을 다시 깨닫게 만드는 책, 그 인연에 이끌려 제 안의 따뜻한 마음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게 되는 그런 책 말이지요.
하지만 이 책의 모든 독자가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지는 않을 것임을 압니다. 세상 모든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할머니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은 분에게 『할머니의 뜰에서』는 아무런 울림이 없는 책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금 눈앞의 힘겨운 일들에 온 마음이 쏠려서 자기 안의 소중한 기억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래서 삶이 온통 어둡게만 보이고 무릎이 자꾸 꺾이기만 한다면, 이 책이 그 기억과 여러분을 다시 이어 줄 거라고, 작은 빛을 비춰 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따뜻한 기억이 영원히 빛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도 응원합니다.
편집자 참새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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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아침독서 추천 도서 선정📚
행복한 책 문화와 지속가능한 책 생태계를 만드는 '행복한아침독서'는 매년 도서관과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추천도서 목록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추천도서 목록에 원더박스 책 8종이 선정되었습니다~🎉🎉📕어린이용(초등 3~4학년)–『새가 된다는 건』(팀 버케드 글, 케서린 레이너 그림, 노승영 옮김)📗어린이용(초등 5~6학년)–『세계 시민으로 살아가는 어린이를 위한 아프리카 안내서』(킴 차카네차 글, 마요와 알라비 그림, 박미준 옮김, 허성용 감수)–『멸망한 세계에서 우리가 나비를 쫓는 이유』(조나단 케이스 지음, 조은영 옮김)📘청소년용(중등 1~2학년)–『만화 예술의 역사』 시리즈(페드로 시푸엔테스 지음, 강민지 옮김)–『십 대를 위한 몸매 안내서』(도미니크 아델 카수토 글, 티티페 그림, 류은소라 옮김)📙부모/교사용–『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자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 지음, 김현정 옮김)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은 물론 어른들을 위한 책까지~ 골고루 선정되었네요😊모두 함께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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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 서포터즈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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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손을 잡고 공기와 태양을 온몸으로 느끼도록 이끄는 책,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모집 기간: 2월 13일 ~ 2월 18일 ✅선정자 발표: 2월 19일(댓글 안내🥳) ✅모집 인원: 20명
서포터즈 미션 📍하나,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를 받고 수령 인증샷을 올려 주세요. 📍둘, 인스타그램과 인터넷 서점에 독서 후기를 남겨 주세요. 📍셋,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를 주변 어린이들에게 많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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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부끄럽지만 전 나이가 많고 제가 십대 때도 안 빠진 아이돌에 최근 빠졌어요. 투어스 라고 아시나요. 🤣 모른다면 당장 검색 해주세요.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를 들어주세요. ㅎㅎ 참 저는 한 달 뒤에 싱어게인3 공연 보러 갑니다. 아이가 빠졌거든요. 다 좋다고 노래를 직접 꼭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제가 티케팅에 참여했습니다. 윤하 님 노래도 좋죠. 음악은 힘들 때 기댈 수 있고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 음악 좋아하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아이돌이면 또 어떻고요!! 무언가에 빠진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말씀해 주신 노래 플레이리스트에 바로 담았습니다. 이따 퇴근길에 들어볼게요~🎶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가신다니! 그 또한 좋은 일이군요!! 음원으로 듣는 것과 현장에서 듣는 건 확실히 다른 감동을 전해 주더라고요. 즐겁게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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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뉴스레터 마흔한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설을 앞두고 감기에 걸린 저는... 연휴 내내 잠을 자며 보냈습니다. 부모님이 안양에 있는 동생 집으로 오셔서 저도 하루 다녀왔는데, 거기에서도 잠만 자다가 왔어요. 다행히 지금은 기력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참새 부장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저희 할머니도 생각납니다. 가까이 살던 어린 시절, 종종 할머니댁에서 함께 저녁을 먹곤 했는데요, 반찬도 한가득 차려 주시고 밥도 고봉으로 퍼 주시던 게 생각나네요. 숟가락 내려놓기가 무섭게 할아버지께선 "애 밥 더 줘라!"라고 호통(?)을 치셨고, 할머니는 "안 그래도 푸러 가요!"라고 호통으로(??) 맞받아 치시던... 괜찮다고 해도 기어이 밥 한 그릇을 담아 오셨지요. '할머니가 차려 주신 밥을 먹으면 배부른 이유'는 아무래도 그냥 양을 엄청나게 많이 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독자님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얽힌 추억이 있으신가요? 아래 답장하기를 통해 들려주세요. 이번 레터에서 좋았던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도 남겨 주시면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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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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