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편집자의 도서관 여행기
🙋잠깐, 우리책 홍보~
📖[심심한 독후감] 고객 관찰의 힘!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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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편집자의 도서관 여행기
by 편집자 들풀🌱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종로도서관이 있습니다. 종종 보고 싶은 책이 있거나, 필요한 책이 있을 때, 또는 그냥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예를 들어 책 제목이 잘 생각 안 날 때 가서 책들을 쭉 보고 오기도 합니다) 쉽게 갈 수 있어서 좋았죠. 그런데 작년 하반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서 한동안 갈 수가 없다가, 올해 공사가 끝나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저번 주에 가봤는데 깔끔해지고 시설도 더 생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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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도서관에 가서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책을 많이 찾을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책은 얼마 되지 않고 스크롤도 피로합니다. ‘관련 있는 책’ ‘다른 독자들이 산 책’ 링크를 따라가도 어쩐지 같은 길을 계속 맴도는 기분이지요. 오프라인의 대형서점은 신간들 위주에다 매대에 쌓인 책들에 주눅도 들고, 사람들이 많아 조금은 정신 없지요. 독립서점은 어떤 한 독서가의 서가를 둘러보는 듯한 재미가 있지만, 다양성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다양한 책들이 평등하게, 가지런히 꽂혀서 조용히 독자를 기다리고 있는 도서관이 저는 제일 좋습니다.
도서관 이야기를 계속 해보지요. 제가 처음으로 간 도서관은 2주에 한 번 동네를 찾아오는 ‘이동 도서관’이었습니다. 작은 버스 차량을 개조해서 안과 밖에 서가를 만들어 책을 가득 싣고 왔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라서 멀리(그래봤자 마을버스 타면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있는 도서관에 갈 수 없던 저에겐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던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차가 2주에 한 번만 왔기 때문에 신중하게 책을 골라 빌려왔습니다. 그때는 주로 소설책을 읽었는데, 특히 김용 선생의 『영웅문』을 밤늦게까지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재밌는 책이 있는지 몰랐다니까요.
고등학교에서는 학교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교실 반 개 정도 크기의 도서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크기도 작고 좀 낡은 책들이 많았지만, 학교에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여기서 다 빌려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 내용은 지금은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때가 아니었다면 읽을 엄두도 못 냈겠지요.
대학교에 가니 정말 도서관의 규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렇게 책이 많은 건 처음 봤죠. 중앙도서관만 해도 큰 데, 다른 도서관들도 있었죠. 서고에 가면 바스러질 듯한 옛날 책도 가득했고요. 없는 책이 없어서, 대학에 다닐 때는 교과서 빼고는 책을 거의 안 샀습니다.(술을 마시느라 살 돈이 없었던 탓도 있겠네요) 이때는 소설을 주로 읽던 것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게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딱히 취미나 동아리 활동을 안 했기 때문에, 공강 시간이나 약속까지 시간이 남을 때, 혹은 그냥 집에 가기 싫을 때 들러서 책을 구경하다 빌려보곤 했습니다. 조용해서 낮잠 자기도 좋았죠. 졸업할 때 가장 아쉬운 점이 도서관을 이용 못한다는 거였죠.
그 후엔 주로 지역의 공공 도서관들을 이용했죠. 지금은 제가 어릴 때보다는 공공 도서관도 늘고 시스템이 좋아져 책 보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사실, 책 보는 시간이 문제죠.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알지 못했던, 혹은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책을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빌리려고 생각하고 간 책보다 생각도 못한 다른 책에 시선이 끌리는 경우가 많지요. ‘앗, 이 책!’ 하는 책도 있고, ‘어? 이런 책이 있네’ 하는 책들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내가 알고 있는 나의 취향’을 추천해준다면, 도서관의 서가를 헤매이다 보면 ‘나도 알지 못했던 나의 취향’과 만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 건 대체로 후자이지요.
도서관을 즐기는 가장 재미있는 방법은 빌릴 책도, 나올 시간도 아무것도 정해 놓지 않고 그냥 가서 여기저기 내키는 대로 둘러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아세요?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를 보석 같은 책을 만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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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뭘까요? 시바는 몰라서 들풀 차장님께 물어봤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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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간절한 소망이 투영된 마음의 그림, 민화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용과 호랑이,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거북과 불로초, 과거 급제와 출세의 꿈을 담은 잉어와 쏘가리, 부귀와 풍요를 가져다주는 모란과 천도복숭아,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는 원앙과 나비, 가족의 화목과 번영의 뜻을 담은 토끼와 수박 등 우리 조상들은 희망과 염원을 담아 민화를 그렸습니다. 민화를 '마음의 그림'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설날을 맞아 소중한 분들께 『365일 민화 일력』을 선물하시면 어떨까요?
📍연도가 표기되지 않은 일력이므로 매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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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모나미 153 브랜딩』
펼친 날: 2024.1.23.
덮은 날: 2024.1.25.
고객 관찰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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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웬 볼펜 사진이 나와서 의아하셨나요? 이번에 읽은 책 주인공이랍니다. 여러분도 익히 알고 계신, 무려 43억 자루나 팔렸다는 '모나미 153' 볼펜이에요. 이 볼펜을 만든 모나미의 브랜딩 여정을 엮은 책 『모나미 153 브랜딩』을 읽었어요. 모나미 마케팅팀을 이끌고 있는 신동호 마케터가 쓴 책이지요. 그런데 이분, 이력이 독특합니다. 원래는 디자이너로 입사했다고 해요. 다시 보니 '디자인 씽킹이 60년 기업 모나미에 불러온 놀라운 변화'라는 부제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부제에 쓴 대로 모나미는 6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켜온 대단한 기업입니다. 그런데 학령인구 감소로 매출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해요. 이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디자이너였던 저자에게 마케팅팀을 맡기죠. 저자는 '디자인 씽킹'을 바탕으로 모나미를 리브랜딩하기 시작합니다. "디자인 씽킹은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는 것, 즉 결과물을 정해놓지 않고 고객의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자는 이 개념을 10년도 더 전에 모나미 회장으로부터 듣고 이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고 해요. 당시엔 무척 생소한 개념이었다는데, 이걸 보면 모나미 회장님도 보통은 아닌 것 같네요.
저자는 디자인 씽킹의 조건을 '본질을 이해하는 인간중심적 사고', '다른 생각이 아닌 확장된 사고', '잠재적 욕구를 찾아내는 고객 관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가운데 '고객 관찰'에 대한 일화가 인상 깊었습니다. 문구점에서 직접 구매자들을 관찰했다고 해요. 그곳에서 쨍한 형광펜이 아닌 연한 수성펜인 라이브칼라 제품을 구매하는 학생을 발견하지요. 엄마와의 대화를 엿들어 보니 진한 색상의 형광펜은 눈이 아프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중요한 걸 강조하는 용도인 형광펜은 무조건 눈에 잘 띄는 색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뒤집어 준 계기가 되었고, 모나미는 연한 색상의 형광펜을 출시합니다.
이외에도 마커를 많이 쓸 만한 곳으로 수산시장을 선택해 관찰에 나섰는데요, 상인들이 아침이슬에 젖은 박스에 글씨를 쓰기 위해 크레파스를 불에 녹이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잉크 성분에 접착력을 강화해 '물기에 잘 써지는 마커'를 선보였지요. 또 식료품 유통기한을 보관 용기에 써 둘 수 있도록 중성세제에만 지워지는 마커를, 수술 부위 크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 기능이 들어간 스킨라이너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네요.
지금 보니 이 모든 게 '완전히 다른 게 아닌 기존의 것을 확장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네요. 저자가 제시한 디자인 씽킹의 두 번째 조건이었지요. 책을 읽으며 제가 갖고 있는 특별한 모나미 153 볼펜도 그 맥락에서 탄생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볼펜은 이전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을 때 직접 조립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던 것인데요, '초개인화'가 화두인 시대에 자신의 개성을 담은 볼펜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이를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닌, 모나미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153 볼펜을 활용한 것이죠!
책을 읽다 보니 모나미라는 브랜드가 점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메탈로 만들어져 무게감이 있다는 프리미엄 153 볼펜도 궁금하고요, 모나미 스토어에도 방문해 보고 싶어졌어요. 책 내용 중에 "'이야기'로 고객의 관심을 끄는 브랜드 전략"이라는 소제목이 있는데, 이 책이 그 이야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같네요! 아아, 역시 이야기의 힘은 강력하군요. 어쩐지 원더박스의 책 하나가 떠오르지만.... 레터에서 워낙 많이 떠든 것 같아 링크는 넣어두겠습니다. 그럼에도 궁금하시다면 이 문장의 마침표를 눌러 보세용.
책 자체도 무척 재미있었어요. 브랜드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잘된 브랜딩의 사례를 살피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그럼, 저는 다음에 또 재미있는 마케팅 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추천해 주고 싶은 마케팅/브랜딩 책이 있다면 저 아래 답장하기를 통해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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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이 세상 모든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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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반달출판사 마케터 홍보요정S입니다! 저희 그림책 <작은 꽃>을 레터에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만을 위해 높은 탑을 쌓던 푸른 아이가 다시 지은 집은 분홍 아이와 함께 올라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널따란 지붕이라는 점이 참 마음에 드는 그런 그림책이에요. 참새 편집자님이 작성해 주신 감상문이 정말 좋아서 여러 번 읽게 되네요*0*
저희는 지금 뉴스레터 리뉴얼 회의 중이라 잠시 발행을 멈춘 상태이지만, 리뉴얼 후에는 저희 책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분야의 책들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원더박스에서 출간한 책들도 부지런히 읽어 소개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아자잣!)
🐶 어멋, 같은 출판계에 계신 분께 답장을 받으니 뭔가 쑥스럽네요. 그것도 멋진 그림책을 많이 펴내는 반달출판사에서! 내친김에 반달 뉴스레터도 구독하고 왔습니다. 리뉴얼 마치고 멋지게 돌아오는 그날, 반가운 마음으로 열어 볼게요~! 반달도 원더박스도 아자잣!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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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뉴스레터 서른아홉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와 속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속초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고성군이 나오는데요, 그곳에 제가 좋아하는 작은 해변이 하나 있어요. 예전에 잠시 고성에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종종 가던 곳이지요. 친구와 함께 삼십여 분 동안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고 왔습니다. 그날 마주한 시원한 바다 사진 한 컷 두고 갑니다!
그러고 보니 2월의 첫날이네요. 시간 정말 빠르지 않나요? 진짜 새해는 2월부터라지요?(설날부터라지요? 3월부터...) 저는 아침에 운동도 다녀오며 활기차게 시작했답니다! 이번 한 달도 모두 즐겁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레터는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남겨 주시면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덧붙이는 글
'편집실 통신' 마지막에 있던 사진 속 물건의 정체를 아시나요? 저는 몰라서 들풀 차장님께 물어봤답니다.
🌱옛날에는 도서관 책 뒤에 이런 대출카드가 꽂혀 있었습니다. 대출을 할 때 이 카드에 대출자의 이름과 대출 일자를 적어서 보관해놓았죠. 그래서 인기 많은 책들의 카드에는 많은 사람 이름이 적혀 있었답니다. 전산화가 되기 이전의 기록 방식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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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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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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