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심심한 독후감] '자기'라는 벽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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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by 곽편🏃
안녕하세요, 곽편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차례에 마케터 시바에게 자리를 빼앗겨 뒤늦은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물론 그놈이 그놈(?)이긴 하지만요. 매서운 추위에 건강도 잘 돌보시고요!
연일 강추위가 몰아치는 이번 주, 저는 외근도, 퇴근 후 저녁 일정도 많은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단 어제는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선생님 북토크를 듣기 위해 망원동에 있는 아늑한 책방 이후북스에 다녀왔습니다. 정희진 선생님께선 원더박스에서 펴낸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에 '팬데믹 시대 인간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해제를 써주신 적 있지요. 그때 선생님을 모시고 출간 기념 강연회를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도 정희진 선생님의 거침없는 입담과 함께 열 시가 넘는 시간까지 즐겁게 보내고 왔습니다. 가려운 부분을 시원시원하게 긁어 주는 지점도, 안일한 생각을 짚어 내어 뜨끔한 순간도 있었지만 모처럼 유쾌하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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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에 가기 전에는 오류동에 위치한 한국다양성연구소에 들렀어요. 연구소를 이끌고 계신 김지학 소장님과 책 한 권 함께하기로 했는데, 기획을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뵙고 왔지요. 여기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어떤 책을 계획하고 있는지는 좀 더 가닥이 잡히면 또 소식 전해 드릴게요~
지난 화요일 저녁엔 SBI(서울북인스티튜트)에서 열린 출판 기획 강의를 듣고 왔습니다. 굵직한 인문서를 펴내는 글항아리 출판사 이은혜 편집장님의 강의였지요. 이은혜 편집장은 『읽는 직업』을 쓴 저자이기도 한데요, 이날 강의에서도 편집자의 독서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기 글을 쓰는 편집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기억에 남네요.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쓰는지, 거기에서 기획이 시작된다는 걸 배우고 왔습니다. 글항아리에서 펴낸 책들의 기획 과정을 보며 배운 것도 많았답니다.
오늘 오후엔 청출협 1월 정기모임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청출협'은 청소년출판협의회를 줄인 말로, 청소년 책을 펴내는 출판사들이 모인 단체예요.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하며 책을 만들고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강연도 열고 있습니다. 마친 뒤엔 SBI 출판 기획 강의를 한 번 더 들으러 갑니다. 오늘은 사계절 출판사 인문팀 이진 편집자께서 강의해 주신다고 하는데요, 또 어떤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추운 날 바깥 일정이 계속 이어지니 몸이 살짝 뻐근하긴 하지만, 배우는 것도 많고 유익하게 보내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배운 걸 잘 써먹어야 할 텐데요. 화요일 강의에서 들은 대로 많이 읽고 많이 시도하며 계속해 보겠습니다! 칼바람 부는 나날, 부디 따스히 보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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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책꽂이 8화
‘자기’라는 벽
자란다는 건 무엇일까요? 뜻이 궁금해 사전을 뒤져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골랐습니다.
자라다
「동사」
- 생물체가 세포의 증식으로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점점 커지다. 세력이나 역량 따위가 커지거나 높아지다.
- 상당한 수준이나 상태로 높아지거나 발전하다.
한자어 ‘성장(成長)’을 보아도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짐’이라고 나옵니다. 커지고 높아지는 것이라!
어릴 적에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처럼 크게 자라서, 남의 간섭 받지 않고, 제 마음대로 살고 싶었지요. 그러자면 저를 점점 쌓아 올려야 했습니다. <뽀빠이> 만화를 보며 시금치도 많이 먹고, 라면은 세 개씩 끓여 먹고, 어머니께 밥을 꾹꾹 눌러 담아 도시락을 싸 달라고 말씀드리고, 머리에 지식을 많이 저장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하니 고등어도 자주 먹었습니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어서 남이 저를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 갔습니다.
이십 대가 되자 식구며 친구며 저를 보고 ‘너는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듣기 나쁜 얘기는 별로 없어서 더욱더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취향도 다듬고, 행동도 일관되게 했어요. 남들이 저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작은 부작용 같은 게 생겨났습니다. 남들이 그렇다 하고 저 역시 인정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가 다가오면 싫어하고 밀어내고 비난하고 화내는 횟수가 점점 늘어 간 것입니다. 자연히 주위 사람들은 제가 그러지 않도록 조심하는 눈치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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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작가의 『작은 꽃』은 푸른빛 사람이 벽돌로 집을 짓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벽이 높아지는 만큼 그이도 점점 커지고 높아집니다. 처음엔 문으로 드나들고 창으로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몸집이었는데, 나중에는 벽보다도 훨씬 커져서 집 안에서 편히 눕지 못하고, 천정도 없이 위가 뚫린 좁아진 건물 안에서 벽에 기대어 쉬고 잠들지요.
그 곁에서 맴돌며 푸른빛 사람을 바라보던 분홍빛 사람이, 어느 날 푸른빛 사람에게 노란 꽃 한 송이를 건넵니다. 벽을 계속 쌓아 가던 푸른빛 사람은 벽 위에 두었던 노란 꽃에 이르러 벽 쌓기를 멈추고 생각에 잠깁니다. 이윽고 긴 두 다리로 벽을 넘어 바깥으로 나가 분홍빛 사람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함께 꽃향기를 맡고 정체 모를 커다란 식물 줄기를 바라보다가, 자신이 지금껏 쌓아온 벽에서 벽돌을 떼어내어 벽 옆에 단을 쌓기 시작합니다. 완성된 단 위로 분홍빛 사람이 올라 둘이 함께 마주한 것은 노랗게 활짝 핀 해바라기!
푸른빛 사람은 짓던 집을 조금 더 허물어 벽을 정돈한 다음, 그 위에 분홍빛 사람과 함께 다시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벽을 더 높이 올리지 않고 지붕을 만듭니다. 그러는 사이 점점 작아져 원래대로 돌아온 푸른빛 사람은 분홍빛 사람과 함께 완성된 지붕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지붕 꼭대기에는 노란 꽃 한 송이가 심겨 있네요.
글을 쓰기 위해 『작은 꽃』을 다시 펼쳤을 때, 글 없이 그림으로만 되어 있는 이 책을 처음 보며 받았던 굉장한 감동의 기억이 떠올라 다시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자란다는 건 남과 다른 자신을 또렷하게 세우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더 다양하고 더 많은 다른 존재를 품을 수 있도록 자기 안의 공간을 넓히지 못한다면 정말 자라는 거라고 볼 수 있을까?’ 그러면서 저라는 울타리를 조금씩 터놓는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제게 『작은 꽃』은 최고의 책일 수밖에 없었지요.
요즘 자기를 높이높이 쌓아 올리는 데만 열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느는 듯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벽을 쌓고 누가 그 안으로 침범이라도 할까 봐 날카로운 눈으로 경계하는 분위기예요. 따갑고 조심스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푸른빛 사람과 분홍빛 사람처럼, 다른 이와 함께 밤하늘을 조용히 바라보고 싶습니다. 일단 저 먼저 작은 꽃 한 송이를 누군가에게 건네야겠네요. ^^
언제나 응원하며,
편집자 참새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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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지만 (대략 20개 정도,.?) 원더박스의 뉴스레터가 유독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문득 참새 편집자님의 글을 읽다가 왜 그런지 알아냈어요. 저도 한 때 출판사에서 인턴 시절을 했었던 기억 때문인 것 같아요. 출근하고 주문서 확인하고 창고에서 책을 출고하던 일상들이 기억이 났어요. 더불어 출판사 존폐의 기로에 서있던 날들,., 그럼에도 책을 만드는 일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저의 전공 덕분에 여전히 출판 쪽에 일하는 동기들이 많은데, 그래서 원더박스의 이야기들이 더 반갑고 재밌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론은!! 응원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
🐶 와~~ 정말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계시는군요. 그 가운데 저희 뉴스레터를 유독 친근하게 느끼신다니, 보내는 사람으로서 영광, 영광입니다!! 출고 업무는 제가 담당하고 있는데요, 요즘엔 좀 덜하지만 처음 이 업무를 맡았을 땐 오전 출고 부수에 따라 묘하게 기분이 달라지곤 했어요.ㅎㅎ 응원 말씀 감사히 간직하며 계속 좋은 책 펴내겠습니다!!
🙎 저도 요새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고 있는데 들풀님의 소개글이 실리다니 넘나 반갑네요! 서문의 힘이 굉장해서 내가 과연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했는데 왠걸, 평소 모호하게만 느끼던 지점은 긁어주고 생각지도 못한 근본적인 지점을 뒤흔드는 느낌이라 밑줄을 박박 그으며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들풀님의 책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과연 이분은 어떤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내실까~ 너무나도 기대가 됩니다 ㅎ.ㅎ
🏃 독자님도, 차장님도, 저도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고 있군요! 어제 정희진 선생님이 "북토크에 오면 내 책 한 10만 부 팔린 거 같은데 현실은...!!"이라며 농담하신 게 생각납니다.🤭 곁에서 본 들풀 차장님은 정말 아는 게 많은 분입니다.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무엇을 물어봐도 답해 줄 것 같은 걸어다니는 위키백과 같은 사람...! 들풀 차장님이 만들고 펴낼 책! 많이 기대해 주세요~~!
🙎 참새부장님 글을 읽고 한참 웃었습니다. 사주에 일복이 많으시군요. ㅎ 참새부장님 덕분에 원더박스, 올해도 승승장구,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올 듯 해서 기대가 됩니다.^^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를 12장까지 드디어 완주 했습니다.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서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친한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있다며, 카톡이 왔는데 "엄청 재밌어, 기분좋은 책~" 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고 책을 많이 읽는 친구의 평가입니다. 저도 " 딱 내취향~"이라며 맞장구을 쳤답니다.
365민화 일력은 설날 선물로 참 좋은 책이네요. 윤열수 가회민속박물관장님의 설명도 좋구요. 곧, 설날인데, 모두 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저희 책을 누구보다도 아껴주시는 독자님이시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재밌다고 하시니 좀 더 뿌듯한걸요? 참새 부장님의 일복으로 굴러들어온 일을 함께 으샤으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365일 민화 일력>은 실물이 참 예쁜데 제가 그걸 영상이나 사진으로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네요. 이 또한 잘 담아내 보겠습니다.
독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추운 날씨에 건강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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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뉴스레터 서른여덟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번 레터에서 제가 다녀온 『질문 있는 사람』 북토크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곽편이 다녀온 북토크 이야기를 전해 드렸네요. 양쪽 모두 제가 관심 있는 주제랍니다. 이런 거 보면 한 명의 사람은 정말 복잡한 존재구나 싶고요.
독자 여러분은 북토크에 참석해 본 적 있으신가요? 어제 북토크에서 들은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작가가 아무리 책을 잘 써 봐야 자기가 하고 싶은 말 30% 정도만 쓰게 된다고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의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야 하는 책의 특성 때문에 그렇다네요. 그래서 북토크에선 책에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놓을 수 있다고 해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니까요. 저 역시 그 지점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결이 닮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자체만으로 좋은 거지요. 그러니 독자님들도 책을 읽고 좋은 느낌을 받으셨다면 그 책을 매개로 한 북토크에도 꼭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북토크가 있다면 아래 답장하기를 통해 들려주세요~ 좋았던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도 남겨 주시면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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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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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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