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증오하지 않기: 올해의 다짐!
🙋잠깐, 우리 책 홍보~
📖[심심한 독후감] 패션 디렉터가 전해 준 통찰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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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증오하지 않기: 올해의 다짐!
by 편집자 들풀🌱
안녕하세요, 새해 첫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도 독자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올해 첫 출근날 점심을 먹으러 가며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칼에 찔려 쓰러졌다는 뉴스였죠. 야당 대표이고 유력한 정치인이 이런 테러를 당하다니… 도대체 누가, 왜, 어째서 그랬지? 혼란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재작년부터 제가 고민하던 화두 중 하나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사회적 분열이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극심한 내로남불과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식 태도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불안감이 점점 커졌습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공동의 가치에 대한 합의도, 스스로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염치도 사라지고, 모든 것이 극단적인 대결 구도에 따라 갈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객관적인 분석을 하려는 정치평론가는 자리를 잃고, 거칠고 센 언어로 ‘사이다’ 발언을 하는 스피커들이 득세했습니다. 서점가에서도 어느 한쪽을 확실히 편드는 책들이 호응을 얻고 있죠. 지하철에서는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메시지로 가득한 정치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을 언제라도 마주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사람들을 대신해 증오의 언설을 늘어놓음으로써 인기를 얻으려 하고요. 이렇게 증오의 감정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피습은 그렇게 커진 증오의 소용돌이에 모두가 휘말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전 상대에게 증오와 분노가 섞인 격한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결코 나쁜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말로 상대가 ‘나쁜 놈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격렬히 반대하는 것이겠죠. 저 역시 ‘저놈들은 정말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욕 한 바가지 퍼붓고 싶을 때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전 선과 악의 언어로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는 것에 불길함을 느낍니다. 모든 종교전쟁이 결국 그렇게 시작되지 않았나요? 상대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 사회에서 살게 되면 그 끝은 무엇일까요? 관련해서 얼마 전에 읽은 한 보고서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치에서의 싸움은 조정할 수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하지, 타협도 협상도 불가능하고 오로지 상대를 배제하고 공격하려고만 하는 열정에 의해 이끌리면 어떤 민주주의도 견딜 수 없다.”(「양극화된 정치,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국회미래연구보고원)
이번 일로 사람들 사이에 증오가 너무 팽배해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시인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증오」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종교 탓이건, 그 밖의 다른 이유 때문이건-
적당한 구실로 채비를 한 뒤, 출발선 앞으로 나간다.
조국 때문이건, 그 밖의 다른 이유 때문이건-
그럴듯한 핑계를 대면서, 질주하기 위해 벌떡 일어선다.
출발 단계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고 정의도 함께하지만
결국에 전속력으로 달리는 건 증오 혼자뿐.
(중략)
증오가 얼마나 많은 노래를 작곡했는지 꼭 말로 해야만 하나?
두꺼운 역사책 속에서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차지했는가?
얼마나 무수한 광장과 스타디움에
인간의 시체로 카펫을 깔았는가?
처음엔 훌륭한 대의명분으로, 정의로운 마음으로 시작했을지라도 결국엔 증오만이 남아 사람들을 피 흘리게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증오는 그만큼 강력한 감정이며, 해소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증오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증오가 파장을 일으키며 커지지 않게끔 저부터도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저주하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 그것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증오하지 않기’,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증오의 총량을 늘리지 않기 위해 이것을 올해의 다짐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증오를 줄일 수 있는 책들을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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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트렌드 너머의 세계』
펼친 날: 2024.1.7.
덮은 날: 2024.1.9.
패션 디렉터가 전해 준 통찰
안녕하세요. 책으로 마케팅 배우는 마케터 시바입니다. 올해 첫 심심한 독후감을 보내드리네요. 이번에 읽은 책은 지난 주말 도서관에서 빌려온 『트렌드 너머의 세계』라는 책입니다. 새해를 맞아 트렌드 관련 책을 읽어 볼까 하며 검색했는데, 모두 대출 중이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발견했지요. "더 이상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트렌드가 아닌 시대, 유행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사려고 할까?"라는 뒤표지 문구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트렌드 머시기 책은 안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로 빌려 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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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 디렉터가 제시하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세계적인 패션 편집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A)의 설립자 중 한 명인 구리노 히로우미가 트렌드와 패션에 대한 단상을 엮은 책입니다. 저자는 이를 Social, Work, Personality, History, Mission 등 다섯 주제로 풀어놓는데요, 제목과 맞닿은 트렌드 관련 이야기는 '1장 Social – 사회 조류를 읽다' 부분에 실려 있습니다.
히로우미는 "트렌드는 '결과'에 불과합니다", "트렌디한 것도, 트렌드를 따르는 것 자체도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닙니다"라며 트렌드의 종언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이어서 패션업계의 시스템이 패션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공급하는 쪽이 정말 재미있는 것을 제공하지 못하고 이른바 트렌드만 맹신하여 '트렌디한 것'만 판매한다면" 모두가 같은 걸 팔게 되고(동질화), 사람들이 패션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앞으로 트렌드를 대체할 단어로 '다양성'을 제시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출판계도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주식 붐이 일자 너도나도 주식 책을 펴냈고, 최근 들어서는 한 철학자의 책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같은 주제로 다양한 책이 나오는 게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그 주제(혹은 인물)에 대해 깊고 넓게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 단순히 '트렌드'에 관한 내용만 담고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패션 디렉터인 저자가 일을 대하는 방식, 패션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 '판매원'으로서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을 엿볼 수 있어 특히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패션은 변화Change를 즐기는 동시에 세상을 바꾸는Change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자신의 일인 패션을 통해 사회를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고민합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출판이라는 일을 통해 사회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신기하게도 패션에 관심이 생깁니다. "패션이란 자기표현입니다. 그리고 옷을 입는 다양한 방식을 즐기거나 나에게 어울리는 패션을 찾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여행입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는 주말에 쇼핑을 가고 싶어졌어요. 그냥 마구잡이로 옷을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닌, 내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행위를 하고 싶어진 것이죠. 패션에 통 관심이 없는 제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점이 놀라워 그 이유를 잠시 궁리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글에 묻어나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언젠가 출판 일을 이야기하지만, 책 읽는 일의 기쁨이 배어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으며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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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망한 세계에서 나비를 쫓는 이유』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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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에서 우리가 나비를 쫓는 이유』가 《학교도서관저널》 1,2월호에 소개되었습니다! 정성들여 소개 글을 써 주신 왕지윤 선생님, 감사합니다.📝2101년, 반세기 전 일어난 태양의 대격변으로 지구의 포유류에게만 치명적인 ‘일광병’이 발생한다. 태양의 복사선 때문에 몇 시간 안에 죽게 되자, 사람들은 지하 벙커에서 숨어 지낸다. 과학자 플로라는 돌아가신 부모님의 일광병 연구를 이어받는다. 그녀는 제왕나비를 이용해 약효의 지속 시간은 짧지만 백신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약탈자들의 습격으로 벙커를 나와서 멕시코로 간 동료 부부가 맡긴 아이 엘비를 키운다. 완벽한 백신을 만들려면 제왕나비의 비늘이 필요한 연구 여행. 이것이 멸망한 세계에서 그들이 나비를 쫓는 이유다.열 살이 된 엘비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엘비의 일지는 플로라가 그녀에게 낸 과제이자 생존을 위해 엘비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쓴 매뉴얼이다. 작가의 배경지식을 엘비의 일지에 녹여냄으로써 흥미롭고 자연스러운 주석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북극성을 찾아 현재 위치의 위도를 알아내기, 카약에 상자를 매다는 보울라인 매듭, 솥단지를 이용해 파이를 굽는 방법 등은 멸망한 지구에서뿐 아니라 아웃도어 생활에서도 요긴한 지식이다.유사 모녀지간으로 칠 년간 동거와 여행을 이어 온 플로라와 엘비는 여성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입맛도 취향도 다르다. 벙커에 사는 지하주민과 생존자들에 대한 경계심과 거리 두기가 몸에 밴 플로라와 달리, 소녀 엘비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만남에 적극적이다. 비록 엘비의 무방비적인 호의가 그들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멸망한 세계에서 그들을 지켜주는 건 서로에 대한 신뢰였다. 일방적인 보호자와 피보호자 간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보살피는 동반자라는 설정은 이야기에 긴장감과 역동성을 불어넣는다.멕시코에선 죽은 자의 날이라는 명절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환대한다. 미초아칸의 숲으로 돌아오는 제왕나비를 그들의 영혼이라 믿는다. 엘비의 엄마, 아빠가 멕시코의 숲에 있다는 플롯은 플로라와 엘비의 여정을 제왕나비의 이동과 자연스럽게 포개지도록 만든다. 책에서 인류 구원의 실마리가 되는 제왕나비가 현실 세계에선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아이러니가 씁쓸하다. 하지만 작가가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이들의 여정은 그지없이 매혹적이다._왕지윤(인천보건고 국어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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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못 받았답니다~📬
🐶 분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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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뉴스레터 서른여섯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 주에 제가 아닌 곽편이 편지를 보내서일까요? 답장함이 텅 비었네요. 아마 새해 맞이로 다들 바쁘셔서 그런 거겠죠? 저도 연초부터 바삐 보내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를 좀 더 많은 독자분들께 알리기 위해 서점 광고를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처음 해 보는 일이다 보니 이래저래 시간을 많이 잡아먹더군요. 어제와 그제엔 올해 첫 신간 미팅을 다녀왔고요, 곽편이 맡은 원고도 마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말에 '한 번 봐~' 하고 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열심히 만나고 있답니다.
정신없이 보내고 있지만, 틈을 내어 레터를 보냅니다! 좋았던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도 남겨 주시면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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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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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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