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돌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심심한 독후감]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팔아라?
📢소소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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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돌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by 들풀🌱
어머니가 손목 뼈가 부러지셨습니다. 빗길에 미끄러지셨는데 손을 잘못 짚는 바람에 오른 손목의 척골과 요골 두 곳의 뼈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가까운 정형외과 전문 병원에 입원하시고, 핀을 박아 뼈를 고정시키는 수술도 받으셨습니다. 한동안은 깁스를 유지하고 지내셔야 하지요. 일상 생활을 하는 데 남의 도움이 필요하시게 된 것이죠. 이제까지는 어머니가 저를 돌봐주셨다면, 당분간은 제가 어머니를 돌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어제는 난생 처음으로 두부찌개를 끓여 어머니와 함께 먹었습니다. 찌개를 끓인 게 처음은 아닙니다.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 밥을 차려 먹었었지요. 하지만 어머니와 있을 때는 제가 식사를 차린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냥 어머니가 알아서 차려주시니까. 설거지는 간혹 했어도, 제가 요리를 하고 밥을 준비할 일은 없었습니다. 나가서 밥을 사드리는 일은 있었어도 말이죠. 같이 사는 가족의 원활하고 쾌적한 삶을 위해 나의 시간을 들이는 일은 좀 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 반대만 있었지.
어머니가 다치신 후로 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안일에 쓰게 됩니다.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고, 청소기를 밀고, 쓰레기를 버리고,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고… 어머니가 그동안 해오신 많은 일들을 하느라 말이죠. 어제도 저녁 7시 반쯤 집에 도착해 이것저것 집안일을 하다보니 10시가 그냥 넘더군요. 과일을 꺼내서 씻고 까는 단순한 일까지 모든 것이 수고와 시간이 필요했던 거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돌봄노동이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다는 걸 머리로만 알고 있었지, 체감하지는 못했던 셈입니다. 또한 그것이 시간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도요.
이럴 때 원더박스에서 나온 책이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는 것도 생각하면 기묘하지요. 시간 부족이라고까지 하기에는 분명 우는 소리겠지만, 어머니 케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면서 다른 일정들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돌봄과 직업 활동을 모두 해낸다는 건 과대망상에 가까운 일이며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내용이 더욱 새록새록 다가왔지요. 또한 “돌봄 책임은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다. 부모나 형제자매, 배우자가 있는 우리 모두가 돌봄을 담당하는 가족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말에도 탄식하며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다소 수고롭긴 하지만 이제까지 저를 위해 많은 걸 해주신 어머니에게 뭔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약간의 죄책감과 더불어 뿌듯함도 느낍니다. ‘이제야 할 도리를 좀 하고 있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이래서 “돌봄은 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기분을 들게 하고, 온정이 넘치고 풍요로운 활동”이라는 것이겠죠.
하루빨리 어머니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나으시길 바라지만, 그 이후에도 집안일에서 제가 맡는 비중을 좀 더 많이 가져가야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말로만 끝나지 않도록 지금부터 익숙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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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프로세스 이코노미』
펼친 날: 2023.11.13.
덮은 날: 2023.11.21.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팔아라!?
안녕하세요.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을 한 달 전에서야 깨닫고 그 편리함에 감동받은 마케터 시바입니다. 종수가 많지는 않지만, 집에 누워서 책을 빌릴 수 있다니요! 이렇게 편리한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이번에 읽은 책은 오바라 가즈히로의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책입니다. 마케팅 관련 강의에서 강연자분이 언급한 걸 기록해 두었는데, 전자도서관에 있기에 냉큼 빌려 읽었습니다. 추천사 면면도 화려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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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물건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잘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이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팔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날 사회와 소비자를 분석하는 1장 '왜 프로세스인가?' 부분을 읽으면서는 한때 유행이었던 '팬 마케팅'이 떠오르더군요. 저자에 따르면, 제품/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유하면 소비자는 친밀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직접 이를 알리는 '세컨드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과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는데요,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어후, 그게 뭐 쉽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속마음을 내다보기라도 한 듯, 저자는 과정을 그저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핵심은 '왜(why)', 즉 판매자가 그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이유가 지지층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지요.
"기술적인 능력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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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는 왜 책을 펴내고 있을까요? 우리 구성원 각각은 왜 책을 만들까요? 고민해 볼 지점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뉴스레터는 왜 보내는 걸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 원더박스 뉴스레터는 비정기적으로 발행한다고 말해 두었지만 지난 6월 국제도서전을 마치고 개편한 이래 매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셋 뿐인 저희가 한 주에 한 번 레터를 보내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지요. 그런데, 개편 이후 답장하기를 달아 보내자 독자분들이 답장을 써 주시기 시작했어요. 그 지점에 주목했습니다. SNS로도 소통할 수 있지만, 사실 공식 계정으로 올리는 글에 댓글을 달아 주는 분은 많지 않거든요. 우리의 일상이 한 스푼 담긴 레터에는 답글을 보내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뉴스레터를 계속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원더박스가 좀 더 큰 출판사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럴 때면, 편집자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출간 예정작에 수록할 글도 레터로 보내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매주 그 글을 받아 읽는 독자분들과 함께 책의 얼개를 잡고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답니다. 잘 된다면 그게 바로 프로세스 이코노미겠구나 하면서요. 그것도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책을 덮었습니다.(전자책인데 자꾸 덮는대...)
하나 덧붙이자면, 이 책의 저자도 '이야기'를 강조하더군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가 잘 팔리는 이유가 여기에...?🤭 그럼 전 다음에 또 좋은 마케팅/브랜딩 책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답장하기를 통해 알려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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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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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에 올랐습니다.🥳🥳
사회과학 분야 김경영 MD께서 멋진 소개글을 써 주었기에 레터에도 살짝 소개합니다.😊
🏷️”시간은 왜 항상 부족한가“ 저글링 하지 않고 사는 현대인이 있을까. 매일이 얼렁뚱땅 서커스 같다. 정해진 하루들 안에 일, 가사노동, 취미, 공부, 운동을 균형감 있게 배치하면서 가족, 친구들을 챙기는 자투리 시간도 빼둬야 하는데, 와중에 틈틈이 발생하는 인생의 이벤트들 마저 욱여넣으려 애쓰다 보면 어느샌가 공 하나가 이미 저쪽에 떨어져 있음을 뒤늦게 발견한다.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의 안정. 다시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보려 하지만 명상에도, 산책에도, 상담에도 필요한 건 또 시간...
시간은 왜, 늘, 부족한가. 독일의 페미니스트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은 이 질문에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분석을 내어 놓는다. 저자는 시간 개념의 정치성과 상호 연결성에 대해 공들여 설명한 뒤, 현대 사회의 여러 이슈들이 시간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통찰력 있게 엮어낸다. 독일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 한국의 이슈들과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아떨어진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 정책의 제국주의적 폭력성, 돌봄 경시와 맞물린 저출생, 시간 불평등과 직결되는 부의 불평등, 심지어 최근 SNS에서 활발한 의견 나눔이 있었던 ’갓생과 과로‘에 관한 이야기까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모아놓고 보니 정중앙에 시간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 많은 문제들을 정리할 방법으로 저자는 일하는 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이는 사회 모델과 시간 개념을 제안한다. 혁명적이지만 현실적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라우디아 골딘의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서 다룬 ’탐욕스러운 일‘에 관한 문제의식에서도 이어지는 논리가 있다. 만성적 시간 부족에서 오는 숨막힘과 바쁨을 찬양하는 사회의 기괴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알라딘 사회과학 MD 김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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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알라딘 '이달의 주목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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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 알라딘 이달의 주목도서에 올랐네요. 지금 구매하시면 고전 문학을 담은 맥주잔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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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사랑하는 독자님들께 알립니다!🐧🐤🐦『새가 된다는 건』이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새 이모지를 마구마구 남기며,깃털 달린 우리의 친구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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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감사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메일 제목에 "모자른" 이라고 되어 있는데 "모자란"이 바른 표기입니다. 책을 만드는 곳인만큼 올바른 표기 부탁드립니당당당당당~~~~ ^^;;; 겨울비가 오고 있어요. 감기 조심하셔요. 매번 잘 받아보고 있지만 답장은... 조금 부끄럽네요. 하핫! 소개해도 되지만 너무 짧고 오기를 잡는 내용이라... 소개할지 말지는 시바님께서 판단하시고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 맞아요!! 맞습니다!!! '모자른'이 아니라 '모자란'이 맞습니다!! 지난 주 레터를 보낸 뒤 참새 부장님이 카톡방에 슬며시 물어보더라고요. "제목에 '모자른'이라고 쓴 건 의도한 건가요?" 악! 그렇구나... 하고 얼른 인스타에 이 사실을 올렸더랬죠. 겨울비가 내렸다며 감기 조심하라고 전해주시는 따뜻한 마음도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실수가 있다면 적극 말씀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 지난 서울 국제도서전에서 원더박스 부스를 지나가며 메일링 서비스를 신청한 독자입니다. 답장은 처음이지만, 보내주시는 레터는 늘 재미있게 잘 읽고 있답니다. 편집자님과 마케터님의 애정어린 시선과 글이 참 좋아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도 구매해서 천천히 잘 읽고 있답니다.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
🐶 다정한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그렇잖아도 이번에 심심한 독후감을 쓰며 뉴스레터 보내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했는데, 이런 따뜻한 말씀 들으니 힘이 나네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도 재밌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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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시바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원더박스 뉴스레터 스물아홉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 저는 지난 주말 결혼식 참석을 위해 1박 2일로 광주에 다녀왔는데요, 무리를 했는지 감기에 덜컥 걸리고 말았네요. 처음엔 목이 아프더니 이젠 콧물이 납니다. 문제는 제가 콧물이 나면 눈물이 함께 난다는 사실... 회사에서 훌쩍훌쩍 눈물 또르륵 하며 일하고 있네요. 어젯밤 잠들기 전엔 사연 있는 사람마냥 줄줄 흐르는 눈물... 덕분에 눈이 퉁퉁 부었습니다. 그러니 모두들 감기 조심하셔요.😷
기쁜 소식을 한가득 담아 보내드린 오늘 레터, 어떻게 읽으셨나요?(이 기운 받고 독자님들도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좋았던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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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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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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