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뜻깊은 경험!
📖[심심한 독후감] 이토록 훈훈한 가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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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경험!
by 곽편🏃
안녕하세요~! 곽편입니다.
무엇을 써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방금 막 마감을 마친(맞아요, 마감했습니다. 예에에에에~~ 야호!!) 신간을 소개할까 하다가 아직 보도자료도 안 썼기에 다른 책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우리 책 말고 남의 책이요. 아니 제가 글쎄, 추천사를 썼거든요!
지난 여름, 휴가를 앞두고 참새 부장님이 도서 소개 자료 파일 하나를 공유했습니다. 이전 사무실에서 제 옆자리에 계시던, 지금은 생각정원에서 책을 만들고 계신 편집자께서 추천사를 써 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어떤 책인지 궁금한 마음에 파일을 열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추천사를 쓸 생각은 없었어요. 저보다 훨씬 많은 책을 만들어 온 참새 부장님이나 들풀 차장님이 쓰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소개 글이 너무 매력적인 거예요. 이쯤에서 책을 밝혀야겠지요? 다카시마 린의 『이불 속에서 봉기하라』라는 책입니다. 2023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을 받은 책이라고 해요. 하지만 그런 수상 이력보다 책 속에서 발췌한 문장이 마음을 잡아당겼습니다. "이불 속에 웅크린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혁명은 나의 혁명이 아니다. 이는 온갖 차별을 부정하고 약한 삶을 옹호하는 페미니즘으로부터 배운 점이다."라는 구절이에요.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웅크리고 있는 청년들을 향한 날카로운 성찰과 뜨거운 응원!"이라는 담당 편집자의 카피도 마음에 들었어요. 책 정보를 검색해 보니 국내에서도 다룬 기사도 있더군요. 홀린 듯 제가 쓰겠다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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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출력해 휴가지에 가져가서 읽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아나카 페미니스트'(아나키스트+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읽을수록 글에 빠져들었어요. 정말이지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게 싫었던 지난날도 떠올랐습니다. 무언가 잘못 돌아가는 것 같은 세상을 보며 저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지고 무력감이 차오르던 때였어요. 저자는 그런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희망을 전합니다. 어떻게든 살자고요, 사는 것 자체가 저항이며 봉기라고요. 그 시기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저자가 조현병 진단을 받는 부분입니다. 마주앉은 의사가 말하길, 사람은 보통 좁은 범위를 자세히 보거나 넓은 범위를 대충 보는데 간혹 넓은 범위를 자세히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그 부분을 읽으며 사회 문제에 유독 마음 아파하는 주변 지인들을 떠올렸습니다. 이 넓은 세상엔 아픔이 너무 많은데 그 많은 걸 자세히 보려다 보니 그들 역시 아픈 게 아닐까, 하고요. 저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잠시뿐, 그것도 입으로만 떠들 뿐인데... 이 책은 그런 부끄러움도 보듬어 줍니다. 앞서 말했듯 '생존 자체가 저항'이니까 괜찮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어서 "기왕 태어났으니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이라도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자"라고 이야기하지요. 이런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엊그제 책을 받았는데, 추천사 자리에 이름이 적힌 걸 보니 뭔가 부끄럽고 멋쩍은 마음이 들더군요. 원고를 읽으며 떠올린 지인들이 아프지 않기를, 제가 느낀 위로를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추천사를 썼습니다. 부끄럽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좋은 기회 마련해 주신 생각정원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많은 사랑 받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아, 그래서 추천사에 뭐라고 적었냐고요?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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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책꽂이 4화: 이토록 훈훈한 가을이라면
이수지 작가님 책을 좋아합니다. 오래전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동물원』이 시작이었어요. 이 책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에 화들짝 놀란 뒤로 작가님 책을 야금야금 거의 다 보았답니다. 그 가운데 오늘 소개해 드리는 책은 『아빠, 나한테 물어봐』예요. 일단 표지 먼저 보세요. 계절에 딱 어울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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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아빠와 내(딸)가 외출 준비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채비를 마치고 현관문 앞 계단을 폴짝 뛰어내린 뒤 사뿐사뿐 걸어 아빠와 함께 도착한 곳은 공원. 공원은 알록달록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이윽고 내가 첫 마디를 열죠. “아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한번 물어봐.” 아빠는 화답합니다. “넌 뭘 좋아하니?”
책꽂이에 있는 이 책의 판권을 보니 2017년 6월에 출간된 7쇄라고 적혀 있네요. 이때면 저랑 함께 살고 있는 아들 녀석이 세상에 나온 지 5년 하고도 3개월 된 시점입니다. 초보 아빠이던 저는 이 대목에서 깜짝 놀랐어요. 제가 책 속의 아빠였다면 “왜?”라고 답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슴은 스르르 풀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빠에게 계속 말합니다. “또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물어봐.” “아빠, 내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지 한번 물어봐.” “또 또 물어봐.” “아빠, 이제부터는 왜냐고 한번 물어봐.” 그럴 때마다 아빠는 환한 표정으로 “또 뭘 좋아하니?” “너 아이스크림 좋아하니?” “또 또 뭐가 좋아?” “알았어. 그럼 이제부터는 왜냐고 물어본다?”라고 묻습니다. 이렇게 둘은 기러기, 반짝벌레, 꿀벌, 꽃, 말, 조개껍데기, 아이스크림, 빨간색, 비, 새 둥지, 다음 주 목요일에 대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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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다음 주 목요일?’ 하고 궁금해하셨죠?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힌트는 드릴게요. 다음 주 목요일은 아빠가 백만 년이 지나도, 천만 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날이랍니다. 아빠는 풍선이랑 파티 모자랑 커다란 케이크를 준비할 예정이지요.
이제 잘 시간이 되었어요. 나는 묻습니다. “아빠, 이제 나한테 졸리냐고 물어봐.” 아빠는 “졸리니?” 하고 물은 다음, 곰 인형이랑 캥거루 인형을 가져다주고, 문도 살짝 열어 놓죠. 드디어 나의 마지막 질문. “내가 잘 자 뽀뽀 또 받고 싶은지 물어봐.” 이 질문에만큼은 까칠한 저도 백만 번, 천만 번 똑같이 물어볼 수 있습니다. “잘 자 뽀뽀 또 해 줄까?”
『아빠, 나한테 물어봐』를 볼 때마다 저는 이 둘의 세계로 쏙 들어가고 말아요. 언제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모르게 쏙. 함께 묻고, 답하고, 웃고, 웃고, 웃고, 눈물도 한 방울 핑. 그랬다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마지막 뽀뽀를 받고 책에서 깨어나죠. 흐뭇한 미소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서. 그러면 꿈 하나가 몽글몽글 부풀어 오릅니다. ‘나도 이런 아빠 되고 싶다!’
이 책의 심각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잠시 현실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식구들을 당황스럽게 한다는 점이에요. 지난밤에도 이 책을 읽고 초등 6학년 아들 녀석에게 “○○아, 아빠가 잘 자 뽀뽀 받고 싶은지 물어봐.”를 잇따라 시전했다가 연이어 대차게 까였죠. ^^;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꼭 아빠가 아니어도 돼요. 엄마든 누나든 형이든 친구든,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이렇게 다정하게 얘기 나눌 수 있다면 그 사이에서는 웃음과 사랑이 피어날 테니까요. 그러니까 꼭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가을 속에서
편집자 참새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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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빈곤 시대, 빼앗긴 삶의 주도권을 찾는 법!"『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 응원단을 모집합니다~신청 방법📝💡하나, 개인 SNS 계정이 공개인지 확인💡둘, 인스타그램 @wonderbox_pub 팔로우💡셋, 상단 프로필 링크 클릭 > 신청서 폼 작성 > 제출💡넷, 댓글로 신청 완료 알림과 기대평 남기기(친구 소환 감사합니다)모집 기간: 10월 25일 ~ 10월 30일모집 인원: 20명선정자 발표: 10월 31일(댓글 안내🥳)응원단 미션📍하나, 책을 받고 수령 인증샷을 올려 주세요.📍둘, 11월 16일까지 인스타그램과 온라인서점 1곳에 서평을 작성해 주세요.📍셋,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널리널리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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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라는 도서의 주제도 흥미롭고 독후감을 통해서 어떤 내용인지 미리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의성어가 다양함에 대한 첫번째 소식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재밌는 소식들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 한병철 철학자의 『서사의 위기』! 저도 궁금해서 장바구니에 담아 둔 책입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잃은 사회"라고 진단하던데, 『세상은 이야기로...』에서는 우리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인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말씀하신 대로 나란히 두고 읽으면 참 좋겠네요!
심심한 독후감과 편집실 통신도 즐겁게 읽어 주셨다니 기쁩니다. 다정한 응원 말씀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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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시바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원더박스 뉴스레터 스물다섯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가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가을은 달리기 좋은 계절이지요? 저도 요즘 틈틈이 러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집 근처 정릉천을 따라 뛰다 보면 모든 걱정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듭니다. 다음 달엔 애인과 함께 10km 마라톤에도 나갈 예정이에요! 독자 여러분은 이 가을을 어떻게 즐기고 계신가요? 아래 답장하기를 통해 들려주세요!
궁금한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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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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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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