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시간에 쫓긴 적 있나요?
📖[심심한 독후감] 마음이 말라 간다고 느낄 때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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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긴 적 있나요?
by 곽편🏃
안녕하세요~! 곽편입니다.
저는 요즘 시간에 관한 책을 편집 중입니다. 원제는 Alle Zeit, '모든 시간'이라는 뜻인데요, 노동 시간부터 돌봄, 자유, 정치 참여 등등 시간을 매개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는 책이지요. 제목을 뽑기 위해 궁리하고 있는데, 아무리 머리를 싸매 보아도 이거다! 싶은 게 나오질 않네요.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아이디어를 구해 보고자 같이 사는 동생에게 책 내용을 살짝 알려 주며 이런저런 의견을 묻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시간 부족에 관한 책이라더니, 본인이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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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렇습니다. 시간에 얽매인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책을 저 역시 시간에 얽매여 만들고 있네요. 책을 빨리 내놓고 싶은 마음에 야근도 불사했는데, 원고에 장시간 노동을 꼬집는 부분이 나오더군요. 뜨끔한 마음이 들어 지금은 욕심을 살짝 내려놓았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의 시간은 매번 부족하고 우리는 늘 쫓기는 걸까요? 여러분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독일 저자가 쓴 책이라 우리나라는 어떤지 궁금하더라고요. 특히 레터를 받아보고 계신 원더박스 구독자분들은 '시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소소한 설문지를 준비했어요! 아래 버튼을 눌러 설문 조사에 응답해 주시면, 다섯 분을 뽑아 커피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저는 내일까지 제목을 뽑아 표지 디자인을 의뢰해야 해서 빠르게 물러갑니다. 으아,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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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책꽂이 3화: 마음이 말라 간다고 느낄 때 펼친다
어떤 책에 매력을 느끼시나요?
오늘 독후감의 첫 문장을 뭐라고 쓸까 며칠 고민하다가 꺼낸 문장입니다. 저 문장이 떠올랐을 때 저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어요. ‘나는 어떤 책에 매력을 느낄까?’ 답은 바로 나왔어요. ‘그때그때 다르지.’ 소설 한 가지만 해도 심심할 때, 마음이 어지러울 때, 깊은 사고를 하고 싶을 때 등등 책이 당기는 상황에 따라 매력 포인트가 제각각이니까요.
하지만 저 답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딱 하나의 기준’이 무언지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곰곰 돌아보니, 적어도 그림책에서는 제가 가장 중시하는 기준이 있었어요. 바로 ‘좋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좋은 책은 제 책꽂이에 남고, 이야기가 별로면 제아무리 귀여워도, 아이디어가 반짝여도, 그림이 황홀해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른 책에 자리를 내어 주더라고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책은 『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이에요. 로렌스 앤서니와 코끼리 나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죠. 로렌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넓은 땅(45제곱킬로미터)에 동물들의 천국 ‘툴라툴라’를 세운 동물학자입니다. 수렵이 금지된 그곳에서 로렌스, 프랑수아즈, 멍멍이 맥스는 가족을 이루어 동물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려요. 성난 코끼리 무리를 입양할 생각 없느냐는 전화였어요. 사냥과 괴롭힘 때문에 성난 코끼리 무리가 난동을 부리고 있는데, 입양이 불가능하다면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로렌스는 곧바로 입양하겠다고 답하고, 얼마 후에 코끼리 무리가 툴라툴라에 도착합니다. 그렇게 로렌스 가족과 코끼리 나나의 가족은 만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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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라툴라에서의 첫날 밤, 나나 무리는 울타리를 부수고 툴라툴라 바깥으로 나갑니다. 다음 날 아침, 로렌스와 툴라툴라 관리인들은 나나 무리를 찾아 급히 나서죠. 근처에 코끼리 사냥꾼들이 있었기 때문에 얼른 찾지 못하면 나나와 가족들이 죽임을 당할지도 몰랐어요. 다행히 늦지 않게 나나 무리를 찾을 수 있었고, 간신히 툴라툴라로 다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로렌스는 코끼리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지 않으면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나 가족 옆에 텐트를 치고 맥스와 함께 머물면서 낮에는 노래를 불러 주고 밤에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 가던 어느 날,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로렌스와 함께 걷던 나나가 울타리 사이로 코를 넣어 로렌스의 배를 쓰다듬습니다. 우정의 표시였어요.
이제 서로를 믿게 된 로렌스 가족과 나나 가족. 마음이 편안해진 나나 가족에게 울타리는 필요 없었습니다. 자유를 되찾은 나나 가족은 툴라툴라 곳곳을 탐험했어요. 처음에는 로렌스가 외출했다 돌아오면 용케 알고 마중을 나오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몇 년에 한 번씩만 로렌스가 머무는 곳을 찾았습니다. 로렌스 가족과 나나 가족은 그렇게 함께 나이를 먹어 갔어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 로렌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툴라툴라의 깊은 숲속에 있던 나나 가족도 신기하게 그 사실을 알았어요. 나나 가족은 로렌스의 집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강과 초원을 건너고 댐을 지나 걷고 또 걸어서 프랑수아즈와 맥스가 있는 집에 도착한 나나 가족은, 낮에는 프랑수아즈와 함께 지내고 밤에는 그녀 곁에서 야영했어요. 그녀가 혼자 있지 않도록, 사흘 동안 함께 있어 주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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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처음 본 날, 침대에 누워 있던 아내와 아들의 배를 조용히 쓰다듬었습니다. 목이 메었어요. 몸 가득 따뜻한 무언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죠. 울지 않으려고 길게 숨을 내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도 제 안이 말라 가는 느낌이 들 때, 가끔 이 책을 펼치고서 조용히 바라봅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저 깊은 곳에서 따스한 무언가가 샘솟아 흐르는 게 느껴져요. 좋은 이야기 덕분에 그렇게 또 한고비 넘깁니다.
독자님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있나요?
오늘도 안녕하시기를,
편집자 참새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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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께
간호사가 꿈이라면, 꼭 읽어 보세요
부동산 업계에서 '내 일'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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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못 받았답니다~📬
🐶 앗, 답장을 받을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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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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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시바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원더박스 뉴스레터 스물두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비 온 뒤 출근길이 쌀쌀하더군요.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게 느껴집니다. 일교차 큰 날씨에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어제 빗길을 뚫고 강의를 하나 듣고 왔습니다. 출판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울북인스티튜트(SBI)에서 열린 동영상 편집 강의였어요. 음성을 분석해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편집하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속으로 '우와 신기해!'를 연발하며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오늘 출근하고 영상을 만들어 보고자 했는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네요. 분명 강의 땐 참 쉬워 보였는데... 좀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틈틈이 익혀 영상으로도 홍보를! 해! 보겠습니다!!
다음 주엔 연휴가 있네요. 비정기적으로 보내는 레터이기에 미리 인사를 전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두부 공장을 해서 명절 당일까지 무척 바빴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휴에 쉬지 않는 사람들을 먼저 떠올리게 되네요. 쉬는 분도, 일하는 분도 모두 마음만큼은 넉넉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궁금한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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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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