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1923 간토대학살, 침묵을 깨라』 편집 후기
📖[심심한 독후감]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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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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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 간토대학살, 침묵을 깨라』 편집 후기
by 들풀🌱
편집자 들풀입니다.
간토대학살은 끔찍한 비극이고 만행이었습니다. 민족차별과 식민지배에서 나온 제노사이드였죠. 일본 정부는 (한일병합으로 한 나라가 되었으므로) 똑같은 국민인 조선인을 보호하기는커녕, 지진의 혼란을 틈타 폭동을 일으키는 불순세력으로 몰아 학살을 조장했습니다. 마땅히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물어야 하고 사죄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 책을 만들면서 가해자였던 일본 정부, 혹은 일본인의 사악함만을 되새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서 고개를 들었죠.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학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학살을 저지르는 일은 결코 없을까?
그런 일이란, 한국에서 간토대지진처럼 큰 재해가 벌어져 수십만이 죽고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일을 의미합니다. 전쟁 같은 일이 될 수도 있겠죠. 그와 함께 우리 사회의 소수집단을 겨냥한 유언비어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조선족이 약탈을 하고 강간을 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 ‘이슬람 세력이 테러를 하고 있다’ SNS에 이런 이야기들이 떠돌고 ‘어디서 누가 당했다더라’처럼 구체적인 증언도 나옵니다. 유튜브 곳곳에선 범죄 장면이라며 영상까지 나오지요. 때맞춰 정부에서는 불순한 외국인의 소요를 경계하라는 방침을 내리며, 폭동을 막으려고 군대까지 출동합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한국 땅에서도 한국인에 의한 학살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점차 뚜렷해지는 외국인 혐오를 봤을 때 그런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섬뜩했습니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차별의식과 혐오는 상황을 잘못 만나면 폭력과 살육의 광기로도 치달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간토대학살이 100년 전 역사가 아니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제노사이드는 비상한 사건이지만, 특수한 사건은 아닙니다. 독일이나 일본만이 저지른 것도 아니며, 역사 속에서는 많은 학살이 존재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어느 문화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 다른 민족이나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 그리고 비인간화는 모든 인간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식민 지배한 조선 민족을 열등하며 위험한 존재로 바라보고,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오는 걸 불안하게 여겼을 겁니다. 우리가 지금 이주 노동자를 그렇게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마음이 팽배해 있었기에 결국 학살도 일어난 것이 아닐까요.
과거를 배우는 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간토대학살도 그저 과거의 일을 추모하고 가해자인 일본을 탓하고 욕하는 것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살이 일어난 원인을 되새기고, 우리 안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가졌던 것과 비슷한 편견과 차별이 없는지 돌아보면서 그런 일이 어디에서든 반복되지 않게 경계하는 것. 제가 이 책을 편집하면서 얻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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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일놀놀일』
펼친 날: 2023.08.26.
덮은 날: 2023.09.05.
안녕하세요. 책으로 마케팅 배우는 마케터 시바입니다~~! 지난번에는 브랜딩에 관한 책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를 읽고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이번엔 마케터들이 일하는 방식과 태도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일하듯이 놀고 놀듯이 일하는 마케터의 경계 허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일놀놀일』이라는 책입니다. 배달의민족에서 일하며 만났다는 두 마케터, 김규림 이승희 작가님이 함께 쓴 책이예요. 이번에도 역시 이곳저곳 옮겨다니는 버스 안에서 틈틈이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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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이 재밌습니다. 일과 일상을 둘러싼 스물다섯 가지 단어를 두고 두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데요, 김규림 작가님은 만화로 이승희 작가님은 줄글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둘의 생각이 비슷한 지점도, 살짝 다른 지점도 있어 이 부분을 보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일에 관한 책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일하는 모습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일놀놀일,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요즘 시간을 주제로 한 사회 분야 원고를 편집하고 있는데요(여러분! 마케터 시바의 본업은 편집자랍니다!), 지난 주말 내내 이 원고를 어떤 방향으로 편집할까 궁리하며 보냈습니다. 주제의식을 뾰족하게 다듬어 이 책을 확실히 반길 독자들에게 집중할까, 아니면 외연을 넓혀 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말을 걸어 볼까 고민하고 있지요. 또 이에 맞추어 어떤 분께 추천사를 받으면 좋을지, 제목은 어떻게 뽑으면 좋을지 생각을 거듭하고 있어요.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한다고 묘수가 뿅 하고 나오진 않겠지요? 그래서 부지런히 나다녔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관련 책도 빌려와 살펴봤고요, 서점에 가서 요즘 어떤 책이 나오는지 둘러보고 어느 분야에 어떤 모습으로 놓일지 상상해 보기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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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놀놀일』로 돌아와서, 제가 주말에 한 활동들이 '일'로 느껴졌는가 생각해 보니 그러진 않더라고요. 원체 서점 가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내기까지 이렇게 고민하는 과정이 퍽 재미있거든요. 오늘 출근길에 『일놀놀일』을 마저 읽으며 아, 이런게 일놀놀일이려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 하나 더, '물건'에 대해 김규림 작가가 쓴 부분을 읽다가 오늘 레터에 보낼 내용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작은 정보라도 말해주지 않으면 알길이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었어요. '열심히 만들었으니 알아주겠지~'는 착각이라는 거! 책을 만드는 과정도 틈틈이 레터로 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 또 하나 더! 지금 시간을 주제로 한 책을 편집하고 있는데, 마침 책 속에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승희 작가는 "시간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더 많이 경험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시간을 알차게 쪼개어 무엇을 할지, 했는지를 남긴다"라고 해요. 이 부분은 지난주에 읽었는데요, 이걸 읽고 난 뒤 인스타그램에 지난 한 주간 어떤 일을 했는지 돌아보는 회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답니다~!(개인 계정은 비밀입니다)
이처럼 『일놀놀일』에는 영감을 얻을 구석이 가득합니다. 각자 스물다섯 단어에 대해 고민하고 써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책이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해서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아도 재미있겠네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일놀놀일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있다면 함께 이야기 나눠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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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십 대를 위한 몸매 안내서』
도미니크 아델 카수토(글), 티티페(그림) / 류은소라 옮김
자기 몸을 사랑하고 싶은 사춘기 십 대를 위한 책!📚
사춘기 십 대에게는 몸이 문제다. 급격히 변하는 몸 때문에 마음이 혼란스러운 건 기본이고, 몸매 변화로 친구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며, 남의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 점점 예민해져서 강박적으로 몸에 집착하거나 심지어는 자기 몸을 학대하는 십 대까지 있다.
『십 대를 위한 몸매 안내서』를 쓴 도미니크 아델 카수토 박사는 무리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고통받거나 비만으로 고민하다 병원을 찾은 십 대를 치료하는 의사다. 그동안 수많은 십 대 청소년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왜 몸 때문에 고통받고 급기야 자기 몸을 미워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아픈 몸과 마음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가 몸 때문에 홀로 고통받고 있을 십 대 청소년을 위해,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을 차곡차곡 정리해 이 책에 담았다. 몸무게를 올바로 이해하는 법, 외모 콤플렉스를 일으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법,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보고 가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식, 건강한 몸을 가꾸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들, SNS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등 십 대가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을 가꾸는 데 필요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무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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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로하는 예술의 선율!"
화가, 영화감독, 요즘에는 피아니스트...라고 『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표지에 적었는데요, 이번에는 다시 영화감독으로 소개해야겠네요.
자기 자신을 '예술 잡상인'이라 이야기하는 오재형 작가님의 장편 영화 〈피아노 프리즘〉이 지난 8월 30일 정식 개봉했습니다. 전국 극장에서 만나 보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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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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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시바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원더박스 뉴스레터 스무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스무 번째라니! 고맙습니다. 매번 레터를 열어 주는 구독자분들 덕분에 꾸준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주에 편집 일정이 바빠 한 주 쉬어 갈까 엄청 고민했어요. 게다가 저희 레터가 날짜나 주기를 정해 두고 보내는 건 아닌지라 쉬어 가도 아무도 모르겠지요. 서울국제도서전을 기점으로 매주 보내겠다고 저 자신과 약속해 둔 정도였습니다.(참새 부장님과 들풀 차장님께 공언하고 원고를 받고는 있습니다만)
그런데 아침 출근길에 『일놀놀일』을 다 읽고 다시 찬찬히 살펴보는데 이런 문구를 마주했습니다.(오늘 이 책에 많이 기대어 가네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 지금 주어진 현재의 시간에 발을 잘 딛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내용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에 마음이 동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며 매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거든요. 혹시라도 뉴스레터를 기다리고 있을 구독자 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요! 게다가 마침 지난주에 청출협(청소년출판협의회) 출판학교에서 마케팅 강연을 듣고 온 게 떠올랐습니다.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지요.
일단 스무 번 찍었으니 다음 서른 번까지 뚜벅뚜벅 걸어가 보겠습니다. 오늘 레터에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궁금한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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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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