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관심사를 기획으로 연결하기
📖[심심한 독후감] <편집자 참새의 책꽂이> 2화
🙋잠깐! 우리 책 홍보~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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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기획으로 연결하기
by 곽편🏃
안녕하세요. 곽편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오늘은 최근 마감한 도서 『내가 알게 된 모든 것』 이야기를 해 보려 해요. 몇몇 분께 살짝 귀띔해 드렸는데, 제가 기획한 첫 책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좀 더 각별히 느껴지는 이 책, 어떤 마음으로 편집했는지 풀어 보겠습니다. :)
이 책은 미국에서 나온 책( All You Can Ever Know)을 옮긴 번역서입니다. 한창 '기획은 어떻게 하는 걸까' 고민하며 번역서 기획에 관한 강연을 들었는데요, 그때 배운대로 아마존을 뒤적거리던(?) 중 발견한 책이지요. 강연에서 관심 주제가 있다면 아마존의 세부 카테고리를 잘 살피면 좋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이 책은 입양(Adoption) 분야에 있던 책입니다. 저는 왜 입양 카테고리를 기웃거렸을까요?
가족 중에 입양인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형제 두 분이 어릴 때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해요. 제가 초등학생일 때 만난 적이 있습니다. 둘째인 작은아버지는 잠시 서울에서 살기도 했지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미국에 있는 삼촌에게 번역기로 더듬더듬 옮긴 영어 이메일을 보낸 적도 있고요. 자라면서 메일이 뜸해졌고, 자연히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따금 아버지는 동생들이 그립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과 어린 날의 기억이 '입양인'이라는 존재에 관심을 갖도록 한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물론 이 책은 '입양인 이야기'로만 보기엔 아까운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발견하고 이력을 살피던 중,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걸 보고 대중성 있는 이야기리라 짐작했습니다. 원고를 받아 보고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미국 독자들의 감동을 이끌어 낸 게 아닐까 추측했지요. 작가의 딸 애비가 “엄마, 나 진짜 한국인이야?”라고 묻는 부분을 보며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가족, 정체성, 관계··· 이만하면 한국 독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좀 더 세심히 살피고 싶은 마음에 『H마트에서 울다』를 옮겨 주신 정혜윤 번역가님께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H마트에서 울다』와 비교해 감동할 만한 지점이 있는지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렸지요.
번역가께서 작성해 주신 검토서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입양인 이야기는 자칫 감상에 빠져 전형적인 신파로 흐를 수 있는데, 저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섬세히 써내려가며 감동을 자아낸다는 것이었지요. 또 입양가족과 생물학적 가족, 결혼을 통해 자신이 일군 가족이 등장하며 이들과의 관계를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저자의 여정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는 지점도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잃어버린 자신의 또 다른 가족을 찾아 나섰다가 마침내 더 크고 단단해진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자아 찾기 오디세이'라고 평해 주신 부분에 마음이 동했습니다. 이 말에 반해 계약을 추진했고, 정혜윤 선생님께 번역을 요청하며 옮긴이의 말까지 부탁드렸답니다.(여담이지만 옮긴이의 말 내용이 참 좋답니다. 담담하게 니콜 정의 이야기를 돌아보며 책의 반짝이는 지점을 짚어 주거든요!)
이렇게 제 개인적 관심사가 한 권의 책 기획으로 이어졌습니다. 성인이 된 뒤로는 아버지 형제들에 대해 통 이야기하지 않았는데요, 이 책을 보여드리며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살면서 고민한 지점, 마주한 사회 모순을 책으로 펴내고 싶습니다. 다음엔 어떤 책을 기획할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덧. 정혜윤 번역가님의 '옮긴이의 말' 일부를 소개합니다.
니콜 정은 결코 용서와 화해라는 정해진 수순을 향해 강박적으로 돌진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양가감정과 생물학적 가족의 감정을 섣불리 단순화하는 대신, 자기 자신과 그들의 복잡하고 자연스러운 감정과 처지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회의하고 상상하려 애쓴다. 그리고 거기에는 늘 따뜻한 공감과, 상대의 감정과 처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태도가 배어 있다. 이 책이 각별히 아름답고 품격 있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리라.
이 책을 번역하면서 나는, 어떤 글이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건 결국 그 글의 주인공들이 타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고민과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가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니콜 정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가 치유와 성장의 첫걸음이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분명하게 보여 준다. 또한, 오랜 세월 알고 믿어 온 단순한 진실 외에도 수많은 이질적 진실들이 존재한단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런 사실 때문에 그 단순한 진실이 완전한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그 단순한 진실을 더 마음 깊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사실도. 저자의 말대로, 그 탐색의 길에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지만 예기치 않은 선물도 함께 준비돼 있기 마련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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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참새의 책꽂이> 2화
펼치자마자 폭 빠져드는 그림책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에요. 보자마자 반하는 사람을 만날 확률보다는 수백 배 높겠지만 1년에 몇 번 없는 경험이죠.
『내가 예쁘다고?』를 처음 만난 날이 기억나요.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웹서점을 어슬렁거리고 있었어요. 한참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는데, 제목과 표지부터 딱 제 맘을 사로잡았죠. 안을 들여다보려고 곧바로 미리보기를 클릭했고 표지, 면지(양장 표지 안쪽에 붙어 있는 종이), 속표지(제목이 적혀 있는 면), 본문 첫 번째 펼침면을 지나 본문 두 번째 펼침면에서 ‘어라!’ 하는 생각이 들었고, 본문 세 번째 펼침면에서 이미 ‘와!’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어요. 그다음 내용이 보고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고요.
그다음 페이지는 뒷면지인 듯 꽃잎만 여러 장 휘날리고 있었고, 그걸로 미리보기는 끝이었습니다. 애가 타서 후다닥 주문한 뒤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 책을 찾았죠. 버스 안에서 한 장 두 장 넘기는데… 그림책이 주는 기쁨이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되게 예쁘다.” 수업을 듣다 말고 김경희가 나를 보며 말했어. 너무 작게 말해서 처음에는 나한테 하는 얘기인 줄도 몰랐지.
나는 깜짝 놀랐어!
세상에! ‘내가 예쁘다고?’
(미리보기에 공개된 글만 인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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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는 머리를 두 갈래로 묶은 여자아이고, ‘나’는 까까머리 남자아이에요. 그리고 남자아이가 자라면서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경우는 정말정말 드물어요. 그것도 동급생 여자아이에게서 그런 말을 듣는 건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죠. 그러니 놀랄 수밖에요. ‘나’는 종일 궁리합니다. 내가 정말 예쁘다는 걸까? 그러고 보니 잘 살펴보면 예쁜 데가 있는 것도 같았어요. 할머니도 “잘생긴 내 새끼” 하시고요. 예쁘다는 말이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밥도 더 맛있고 마음도 간질거려요. 좋은 꿈도 꾸고 아침까지 기분이 좋아요.
‘나’는 다음 날 학교에 가서 고마운 마음에 김경희에게 인사하려고 다가가는데… 가슴이 미어져서 차마 다음 이야기는 들려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ㅠ.ㅠ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나’는 예쁘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죠. 예쁜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단 것도.
저도 오래전에 살짝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귀엽다는 말은 들었거든요. 그것도 스무 살에, 여자 친구도 아닌 남자 친구로부터. 어릴 적부터 어른스럽다는 말만 들었지 어디 가서 귀엽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는데, 친구 녀석이 뜬금없이 “뜯어보면 너도 귀여운 구석이 있어!” 하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놀란 저는 “너 취향이 독특하구나!” 했지요. 그래도 왠지 기분은 좋아서 한동안 어디가 귀여운지 찾아보았는데… 없더라고요. -_- (그로부터 10년 뒤, 식구가 된 당시 여자 친구 앞에서 재롱을 떠는 제 모습을 자각하면서 어쩌면 나도 귀여울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내가 예쁘다고?』는 글이 너무나 완벽한 책이에요. 그림도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편집자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죠. 그리고 정말정말 기분 좋아지는 책이에요. 마음이 어딘가에 묶여서 갑갑할 때 펼쳐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진짜 여름의 끝자락에서 편집자 참새 올림
덧말: ‘책 참견’이라고 적으니 왠지 트집을 잡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책꽂이’로 연재명을 바꿨습니다. 예, 맞아요. 제 책꽂이에 입주한 책들에 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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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 조선인 대학살은 결코 100년 전 역사가 아니다" 일본 제국주의 및 식민 지배의 상징적 사건 간토대학살, 이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2023년 9월 1일은 간토 조선인 학살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수천의 조선인이 참살당한 이 비극은 아직까지도 사죄는커녕 진상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학살에 정부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해방 후 지금까지 일본에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지 않고 외면했다. 해마다 돌아오는 9월 1일에 추도문 한번 발표한 적이 없었다. 간토대학살은 긴 침묵 아래 덮여 있다.
민병래 작가와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가 공동 기획하여 출간한 이 책은 지난 수십 년간 간토대학살의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각각 진상규명, 희생자 추모, 기록과 기억, 반성, 사죄와 배상, 계승과 재현 등의 영역에서 간토대학살 문제에 다가갔다. 이들의 삶과 활동은 간토 조선인 학살의 실체와 의미를 우리에게 전하며 그 일을 왜 지금 기억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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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학살 100년 기획전
간토대학살 100년 은폐된 학살, 기억하는 시민들
📍일시: 2023.8.1.~10.29.
📍장소: 식민지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주최: 민족문제연구소
📍주관: 식민지역사박물관, 재단법인 역사와 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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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학살 통곡의 100년
<아이고> 전
📍일시: 2023.9.1.~9.10.
📍장소: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주최 및 주관: 관동대지진, 100년만의 통곡 아이고전 실행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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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 추모사진전
봉분조차 헤일 수 없는 묻엄
📍일시: 2023.8.29.~9.23.
📍장소: 문화공간이육사 3층 교목 전시실
📍주최: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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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 역사관 상설전
📍일시: 상설 전시(예약 필요)
📍장소: 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 역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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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참새님의 북토크 참여 후기입니다. 우선, 참새부장님이 말씀을 참 재미있게 하셔서 놀랐습니다. 2시간 내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답니다. 참여하신 다른 분들 모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답니다. 강의를 수락해 주시고, 좋은 시간으로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들풀님의 노회찬 평전 소개글을 읽고 그분의 꿈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죠. 저도 읽어보렵니다.^^ 시바님, 윤슬이 가득한 멋진 사진 참 좋습니다.~~*^^*
🐶 참새 부장님의 강연을 보고 오셨군요! 들풀 차장님의 책 소개글도, 제가 보내드린 윤슬 사진도 꼼꼼히 살펴주신 독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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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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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시바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원더박스 뉴스레터 열아홉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어느덧 팔월도 끝자락! 엊그제 종일 비가 내린 탓인지 아침 출근길 바람이 꽤나 시원하더군요. 뭔가 헛헛한 건 가을이 오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야구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시바는 요즘 '주간 야구 토크'를 대신할 콘텐츠를 궁리하고 있습니다. 아직 마땅한 걸 떠올리지는 못했는데요, 좀 더 열심히 고민해 봐야겠어요~!
오늘 레터에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궁금한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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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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