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수다 떠는 걸까, 일하는 걸까?
🎻[책을 켜다, 나를 켜다] 『전쟁 속에도 우리는』
📖[심심한 독후감] "왜 아직도 안 오냐고 다그치지 말고 지각자들을 환대해 주세요"
📚[우리 책 파먹기] 『이유가 있어서 지구를 여행해요』
📢 소소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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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월입니다. 올해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석 달이나’가 아니라 ‘석 달밖에’. 의도적으로 조사를 고르지 않았는데도 쫓기듯 지내는 제 처지를 드러낸 걸 보면, 의식하지 못하는 마음의 작용이란 오묘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곽편과 저는 일주일에 몇 번씩 짧지 않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화하는 때를 따로 정해 둔 건 아니고, 아침에 만나서 지난밤 야구 소식 나눈 뒤 세상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하고, 점심 먹고 사무실 들어오면서 나누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기도 하고, 일 얘기 하다가 화제가 딴 데로 튀어 한참 열을 올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짧으면 20분쯤 얘기 나누다가 컴퓨터 모니터로 눈을 돌리지만, 길어지면 한 시간 넘게 계속되기도 하죠.
이야기가 좀 길어진다 싶으면 제 눈길은 시계로 향하고는 합니다. 해야 할 일이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고 있는 데다, 사무실에 계시지 않은 대표님 눈길이 뒤통수에 꽂히는 느낌이 드니 저도 모르게 그러는 것이죠. 가뜩이나 책도 나오지 않는데 편집에 들일 귀한 시간을 어디 허투루 쓸 수가 있나요.
하지만 이렇게 나누는 이야기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침에 만나 커피를 홀짝거리며 야구 소식 나누는 장면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저희 둘 다 타이거즈 팬이라는 건 알고 계시죠? 타이거즈가 지난밤 승리했으면 다음 날 아침 대화는 희망찬 미래를 그리면서 시작합니다. “이러다가 3위 하는 거 아닌가 몰라.”라든지 “2위와도 승차가 크지 않은데.”처럼 헛물켜는 내용이 주를 이루죠. 하지만 타이거즈가 패배한 다음 날에는 “감독이 왜 거기서 투수를 바꾸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되네!”라든지 “어떻게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냐?”처럼 화가 대화를 잠식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을 내던 대화도 어느덧 일 이야기로 넘어가 있고는 합니다. 십중예닐곱은 그러는 것 같아요. 야구 이야기가 대중문화 이야기로 넘어갔다가 다시 AI와 정치권력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면 “이런 책 만들어 보면 어때요?” 하고 곽편이 불쑥 기획안을 내미는 식이죠. 그러면 기획안을 보며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주문 업무를 하고 다시 책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이어지면 오전 한두 시간 사라지는 건 일도 아니지요(일 이야기로 시작한 대화가 이와 역순으로 흘러 시간이 순삭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렇게 곶감 빼먹듯이 일과에 구멍이 숭숭 뚫리면, 대체 원고는 언제 보고 자료는 언제 훑어야 하는 건지… 23년 경력자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얘기 나누는 때를 따로 정해 둘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왜 안 그러겠어요. 하지만 딱 정해 두고 하면 턱 막히는 것이 이야기의 묘한 속성이죠. 화장실 다녀왔는데 뱃속이 더부룩한 그런 느낌이 이야기를 나눈 뒤에도 느껴지는, 이 알 수 없는 찝찝함. 이를 알기에 얘기 나누는 시간은 오늘도 미정입니다.
구독자님들은 어떠세요? 저와 비슷한 고민 하고 계신 분 거기 계시지 않나요? 아니면 저희가 말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 더 이러는 걸까요? 이야기를 술술 나누면서도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비결 어디 없을까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공지: 오늘 보내 드리는 110호 뉴스레터부터 새 꼭지가 시작합니다. 『생각이 깊어지는 열세 살 우리말 공부』를 쓴 ○○○ 선생님의 ‘책을 켜다, 나를 켜다’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눠 주실지 기대됩니다. 연재에 선뜻 응해 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편집자 참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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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켜다, 나를 켜다🕯️
바이올린 켜듯이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촛불을 켜듯이 나를 밝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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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도 우리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있어요.
그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꼽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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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직도 안 오냐고 다그치지 말고 지각자들을 환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곽편입니다. 화창한 가을날 잘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조금 무거운 책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팔레스타인을 다룬 두 권의 책과 한 권의 소책자입니다. 독자님들은 ‘팔레스타인’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AK-47 소총과 중화기로 무장한 하마스가 먼저 떠오르진 않나요? 혹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작은 나라' 정도로 알고 계시진 않는지요?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이-팔 갈등’ 혹은 ‘이-팔 전쟁’ 정도를 접하고 두 나라가 적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따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했다'거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를 벌였다’ 정도의 기사를 접하긴 했지요. 그런데 이스라엘이 왜 민간인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폭격하는지, 하마스는 무엇인지, 그리고 민간인을 상대로 공격한 건 이스라엘인데 왜 하마스를 테러 단체라고 지칭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초, 외서를 검토하던 중 프랑스 석학이 이 문제에 대해 쓴 책을 발견했어요. 관련 도서를 찾아 보니 국내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 책이 여럿 출간되어 있었습니다. 그즈음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에서 토요일 집회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책을 출간한 출판사들과 함께 작은 도서전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에 참여했던 날이었는데요, 참새 부장님과 교대한 뒤 현장에 가서 세 권의 책을 데려왔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이 문제를 조금 알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하는 뎡야핑이 쓰고 리시올 출판사에서 제작한 소책자 〈연대자의 윤리〉,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예루살렘 출신의 시인” 모함메드 엘쿠르드가 쓴 『완벽한 피해자』, 그리고 팔레스타인 문제의 역사적 맥락과 집단학살의 본질이라는 부제를 단 오카 마리 교수의 『가자란 무엇인가』 세 권을 구매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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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한 순서대로 세 권의 책을 연이어 읽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팔 갈등’이 단순히 두 국가의 전쟁이 아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하는 집단학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대자의 윤리〉를 가장 먼저 읽은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주류 언론이 보도해 온 방식의 문제점, 멀리 떨어진 우리가 어떻게 팔레스타인과 연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피해자』에서는 앞의 소책자에서도 얼마간 다루었던 내용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해자성만을 부각해야 하는 모순적 현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당장에 내 나라가, 내 이웃이 죽어 가고 있음에도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행위는 ‘테러’가 되는 현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가자란 무엇인가』를 통해서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것이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벌어진 일인지 알게 되었지요.
이 글의 제목으로 쓴 문장은 뎡야핑의 글에서 뽑은 것입니다. 뎡야핑 활동가는 저처럼 뒤늦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보듬습니다. 지금껏 읽어 온 누군가의 활동을 촉구하는 글 가운데 가장 마음을 울리는 글이었어요. 그의 너른 마음에 기대어 저도 세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연대하면 좋겠습니다.
집단학살 한복판에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일상을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일상에서 최대한 팔레스타인과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돌봐야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함께 싸우는 것이 연대자의 미덕일 테죠. 그래서 계속하기 위해 제안하고 싶습니다. 스스로의 운동을 폄훼하지 마세요. 시위에 나오고 책을 읽는 것이 과연 팔레스타인에 도움이 되는 거냐고 많이들 의문을 가지십니다.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방한했던 가자 지구 출산 유세프 함마쉬 기자는 이런 질문을 받고, 여러분이 거리에 나오고 자국 정부를 압박하는 만큼 이스라엘이 구호품을 조금이나마 더 들여보낸다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무엇이든 도움이 됩니다. 책을 사 놓고 안 읽어도 도움이 됩니다. 출판사들에서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책을 더 내 줄 테니까요. 내가 하는 일을 폄훼하면 결과적으로 다른 이들의 연대도 평가절하하는 셈이 되고, 그런 태도가 연대 운동을 손상시킵니다. 죄책감으로 무기력해지지 마세요. 내가 오늘 쉬는 것도 내일 더 잘 싸우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몸은 나약해 빠져서 물리적으로 재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초인이 되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초인이 되길 기대하지 말고, 왜 나만큼 못 하냐고 실망도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왜 아직도 안 오냐고 다그치지 말고 지각자들을 환대해 주세요. _뎡야핑, 〈연대자의 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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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대머리따오기는 반지르르한 검은 깃털이 사자의 갈기처럼 덥수룩하게 자라는 아주 특별한 철새예요. 예전에는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남유럽과 중유럽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서식지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마구 사냥하면서 수가 줄었고, 결국 유럽에서는 멸종하고 말았죠.
그로부터 300년 조금 넘게 지난 지금, 북부대머리따오기가 유럽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어요. 사람이 어린 새를 길러서 자연에 풀어 주는 재도입 프로그램 덕분이에요.
야생에서 어린 북부대머리따오기는 부모에게 이동 경로를 배워요. 하지만 재도입된 북부대머리따오기들은 사람에게 배워야 해요. 그래서 사육사는 새끼 북부대머리따오기들이 적당히 클 때까지 거의 온종일 붙어 지내며 야생에서 진짜 부모가 하듯이 깃털을 골라 주고 먹이를 먹이고 놀아 주었어요.
그렇게 해서 가까워진 북부대머리따오기가 사람을 진짜 부모처럼 따르게 되면, 사육사는 아주 작고 가벼운 비행기를 타고 이동 경로를 날기 시작해요. 그 모습을 본 북부대머리따오기들은 그 비행기를 따라 날아가며 이동 경로를 익힌답니다.
― 『이유가 있어서 지구를 여행해요』, 20~2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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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2종을 준비 중입니다. 🍂 서점 자, 활에서 이경덕 작가님 북토크가 열려요~! 🍂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열리는 책바슴에 참가합니다. 🍂 비밀 프로젝트, 곧 공개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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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Letter~📮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가을입니다! 저는 원고 두 종을 동시에 작업하느라 바삐 보내고 있고요. 이 계절이 가기 전 두 권 모두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하나는 시월에 출간 예정!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새로운 코너 [책을 켜다, 나를 켜다]의 주인공은 다음 레터에서 공개됩니다. 맨 아래 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에 적힌 소개 글을 읽고 누구인지 맞혀 주세요! 답장하기를 통해 제일 먼저 맞혀 주신 분께 그분의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오늘 뉴스레터를 잘 읽으면 힌트가 보일지도 몰라요~!
*정답을 남겨 주실 때 휴대폰 번호를 함께 남겨 주세요. 번호를 기입하지 않으면 다음 정답자에게 기회가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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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책 켜는 ○○
나라 곳곳에 꼬마평화도서관을 열면서 우리말로 엉킨 매듭을 풀어 어울려 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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