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심심한 독후감] 책과 책 사이를 유랑하며 보낸 7월
📚[우리 책 파먹기]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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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지난주 저희 SNS 계정에 불이 났습니다. 『도시를 바꾸는 새』를 홍보하고자 올린 게시물이 고양이 혐오로 비쳐서 엄청난 비판을 받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에 어리둥절했다가 금세 저희의 부족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요즘 논란이 되는 어느 유튜버의 인터뷰 영상 캡쳐 사진과 함께 올린 것부터 잘못이었고, 이토록 민감한 사안을 다루면서도 성실한 조사와 충분한 숙고를 거치지 않아 내용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이 게시물에 대한 비판은 저희뿐 아니라 원더박스가 독립하기 이전의 회사로도 퍼져 나갔습니다. 고민 끝에 저희는 해당 게시물을 내리고 첫 번째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이 사태에 대처하는 곽편을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게시물이 논란이 된 그날부터 조사를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논란이 된 유튜버는 물론이고, 댓글로 달린 비판 지점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보는 듯했습니다. 저도 함께 공부하는 분들(주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분들)과 이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다음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곽편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두 사람이 한참 머리를 맞대고 작성한 글이 첫 번째 입장문입니다. 저는 이쯤에서 마무리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곽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끝내는 건 무책임한 것 같다며 다음 게시물을 올릴 생각을 내비쳤습니다. 논란이 된 게시물의 원래 의도를 잘 살려서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정보를 책에서 꺼내 나누는 글을 써 보겠다고 했습니다. 게시물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찾고, 글을 쓰고, 함께 읽으며 다듬었습니다. 이렇게 논란을 키우기보다는 차분히 생각하자는 취지의 두 번째 게시물을 SNS에 올렸습니다. 저는 이것으로 마무리해도 되겠다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맞은 월요일 아침, 곽편이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세 번째 게시물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주말에 틈틈이 영상도 보고, 댓글도 보고, 다른 글도 찾아보면서 글을 한 편 더 작성했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좀 더 차근차근 글을 쓸 수 있었다며, 자신의 생각 변화를 따라가며 이번 사태를 정리한 글을 보여주었습니다. 곽편은 제가 보탠 한두 가지 의견을 반영해 글을 완성한 뒤 SNS에 올렸습니다.
곽편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출판사의 캐치 프레이즈인 ‘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을 만들어 가고 있기는 하는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이른바 정의를 실현해내는 것만이 민주주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느리고, 답답하고, 복장 터지더라도 견디며 생각을 조율하고 나아갈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민주주의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의 숨을 끊임없이 골라야 하는데, 곽편의 행동은 그 태도를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알아가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과거의 앎이 틀렸다는 게 밝혀지면 거리낌없이 생각과 태도를 고치고, 잘못을 사과하고, 함께 생각해 보자고 거듭 말을 거는 것이 곽편이 한 행동이니까요.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곽편은 새와 고양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며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새와 고양이를 위해 펼치는 서로의 활동에 대해 앞으로 좀 더 알아가면 좋겠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게으르고 피곤하여 하루에도 열두 번 적당히 멈춰서 쉬고 싶은 사람입니다. 또 수시로 발끈하는 성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생각의 숨을 고르는 건 다른 누구가 아니라 제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지요. 그렇지만 의지로, 눕기보다는 앉아서 조금이라도 더 알아가고, 싸우기보다는 공감대를 한 뼘이라도 넓히며 이야기를 해 나가려고 합니다. 부끄럽고 미안해서요.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편집자 참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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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 사이를 유랑하며 보낸 7월
큰일입니다. 갈수록 읽은 책이 떠오르지 않아요. 이런저런 책을 읽은 거 같은데, 돌아서면 뭐 읽었더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독서 기록 앱을 쓰고 있어요. 다 읽은 책을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요. 7월엔 한 달 동안 여섯 권을 읽었네요. 하나씩 돌아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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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있음
김홍중 지음, 이음 펴냄
사실 이 책은 대부분 유월에 읽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어쩐지 두고두고 살펴볼 것 같아서 반납하는 날 바로 구매했어요. 도서전 마치고 이달 첫 주에 붙들고 마저 읽었죠. 브뤼노 라투르의 두꺼운 책을 사 두고 읽다가 포기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사상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울리히 벡과 가이아 이론도 소개하는데, 덕분에 이번 하반기에 출간할 원고를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파국은 ‘시간의 끝’이 아니라 ‘끝의 시간’”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음의 문제
한수희 지음, 터틀넥프레스 펴냄
일본 여행 때 챙긴 책이에요. 문제는, 너무 재밌어서 가는 길에 다 읽어 버렸다는 거! 서울국제도서전 일주일 전에 열린 거북목 도서전에서 구매했는데요, 아 정말 읽는 내내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읽었어요. 딸의 수능 날에 작가님도 딸도 가족 모두가 늦잠을 자버린 이야기는 어찌나 재밌던지요. 그런데 말이죠, 책을 딱 덮고 나면 어쩐지 위로받은 기분이 쫘아악 밀려오는, 그런 책입니다. 정말 정말 좋아서 여행 마치고 오자마자 애인에게 읽어 보라고 권했을 정도인, 그런 책입니다!
흩어짐
제시카 J. 리 지음, 서제인 옮김, 에트르 펴냄
얽힌 공감
로리 그루언 지음, 송섬별 옮김, 프레스탁! 펴냄
두 권 모두 도서전에서 데려왔습니다. 앞의 책은 ‘제자리를 벗어나 퍼지고 나아가는 식물과 인간의 얽힘에 관한 시적 탐구 그리고 아름다움과 소속감이라는 우리의 미적 경험에 관하여’라는, 지금까지 제가 본 것 중 가장 긴 부제가 붙어 있네요. 캐나다에서 웨일스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환경역사학자인데요, 외래종 혹은 칩입종이라고 불리는 식물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풀어냅니다. 이주, 장소, 제자리, 정체성 등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아름다운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얽힌 공감』. 제목에 쓰인 ‘얽히다’라는 말에 초점을 두면 좋겠습니다. 우리 인간과 비인간 동물들은 복잡하게 얽힌 채 살아갑니다. 책에 따르면 얽혀 있다는 건 나와 타자가 관계를 맺는 것을 넘어 이미 그 관계 안에 있다는 것, 관계 속에서 공동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책은 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다른 존재에 공감해 나갈 것을 주문하는데요, 중요한 건 나로부터 출발한 공감은 자칫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비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좀 더 잘 공감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삶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애쓰고, 유사점은 물론 차이점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 필요합니다. 작은 책이지만 담고 있는 사유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꼭 한 번 만나 보세요.
서울의 어느 집
박찬용 지음, 에이치비프레스 펴냄
준공 50년 된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를 한 채 사서 7년 동안 수리하여 자신의 집으로 만들어간 박찬용 에디터의 이야기입니다. 취향으로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게 무척 멋있어 보이더군요. 특히 악성 재고를 활용하고 건축 자재의 자투리까지 활용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
샹뱌오 외 지음, 박우 옮김, 글항아리 펴냄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 샹뱌오가 ‘낯선 사람과 어떻게 부근을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다섯 전문가와 나눈 대화를 엮은 책입니다. 소셜미디어나 웹에서 만나는 관계가 아닌 ‘부근’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 책은 우리 손을 잡고 주변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온라인상에서는 쉽게 타인을 향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정작 얼굴을 대면한 상대에게 그러기는 쉽지 않지요. 그렇다면 반대로 뒤집어서, 오늘날의 사회가 내 부근을 잘 돌보지 않기 때문에 어떤 논쟁이 발생했을 때 좀 더 격화한 반응도 많이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저자는 책의 출발을 “주어진 조건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나기 어려운 현실에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응답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고는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따라가다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어디에 위치시키고, 어떤 사유의 자리와 실천의 기반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에 이른다고 덧붙입니다. 이런 물음을 품고 계셨다면 샹뱌오 작가의 논의가 무척이나 반가우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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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에 햇볕 무밭에 비 (포르투갈 격언)
멍석은 곡식을 널어 말리고 타작할 때 쓰는 깔개예요. 무밭은 무를 기르는 밭이고요. 그러니 멍석 위에 해가 뜨고 무밭에 비가 내린다면 품질 좋은 곡식과 무를 얻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죠. 하지만 한 마을에 이 두 가지 날씨가 동시에 있기란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멍석에 해가 떴는데 무밭에 비가 올 수는 없어!” 하고 말합니다. 모순하는 것을 동시에 바라서는 안 된다는 뜻이에요.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요!
― 이자벨 미뇨스 마르팅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유민정 옮김,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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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습니다📮
💌 『슈퍼리치가 우리를 구한다는 헛소리, 그런데 우리는 왜 그들을 숭배하는가』라는 제목 너무너무 맘에 드네요!!! 출간되면 바로 사서 봐야지!! 『먼 거울』사려고 시동 거는 중입니다! 도서전에서 보고 집에 가져올 엄두가 안 나서 구매는 못했는데... 이 엄청난 벽돌책... 제가 완독할 수 있을까요?!?! 힘을 줘요 원더박스!!!
🏃 제목이 마음에 든다는 평을 들으니 힘이 납니다. 이번에는 편집 시작 단계부터 제목을 깊게 고민했거든요! 8월 중 출간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먼 거울』은 1280쪽이지만,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어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정말 술술 읽힌답니다!
💌 <슈퍼리치가 우리를 구한다는 헛소리, 그런데 우리는 왜 그들을 숭배하는가>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출간만을 기다리겠습니다!! 표지는 둘 다 예뻐서 못 고르겠어요~
🏃 고민 끝에 두 시안 중 하나를 택했고요, 제목에는 아주 살짝 변화를 주었답니다. 어떤 변화인지는 8월 출간 때 확인해 보셔요~🤗
💌 저는 1번 표지 시안에 투표해요. ㅋㅋㅋ 궁금하진 않으시겠지만요~
🏃 왜 궁금하지 않겠어요!?!? 두 개를 슥 끼워 넣은 건, 독자님들은 어떤 걸 더 끌려하시나 궁금한 마음도 있는 걸요! 어떤 표지를 택했을지, 곧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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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Letter~📮
참새 부장님이 편집실통신에서 다뤘듯, 『도시를 바꾸는 새』 홍보 게시글에 잘못이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올린 마지막 입장문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문제는 사안을 깊게 알아보려 하지 않고 게으르게 콘텐츠를 제작한 데 있습니다. 많은 분께서 잘못된 점을 짚어 주셨기에 뒤늦게나마 이 문제를 좀 더 살필 수 있었음은 물론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과 태도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더 책임감 있게 콘텐츠와 책 만들어 가겠습니다.
뉴스레터 제목을 두고 길게 고민했습니다. 부장님의 편집실통신 제목을 그대로 쓸까 하다가 지난 주말 읽은 샹뱌오의 책에서 답을 구했습니다.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나기 어려운 현실에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응답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제목의 문제는 제가 쓴 글로 인한 문제이기도, 이번 일을 통해 알게 된 여러 문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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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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