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처음인 것들의 목록
📖[심심한 독후감] 왜 좋은 일자리는 항상 부족한가
🙋♂️[잠깐, 우리 책 홍보]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우리 책 파먹기] 『민주주의와 자유』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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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배탈이 나서 고통받았습니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던데, 참새 부장님이 저 멀리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난 게 부러웠던 탓일까요. 지난 금요일에 먹은 굴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남해에 연한 고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덕에 자라면서 굴이라면 차고 넘치게 먹었건만, 굴을 먹고 탈이 난 건 또 처음입니다. 지난 사흘 정도 퇴근하고 나서 쓰러져 잠만 잤네요.
굴을 먹고 탈이 난 것만 처음이면 좋으련만, 매출이 심상치 않습니다. 참새 부장님을 대신해 매일 출고 업무를 하고 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수치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들풀 차장님도 답답한지 엊그제엔 구간을 갈무리해 소개하는 글을 올리더군요. 저도 열심히 홍보 거리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아직 배탈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인 것들을 나열하고 있군요. 곧 원더박스의 새해 첫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옆자리 들풀 차장님이 마감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몇 번 소개해 드린 사회과학 필사책입니다. 니은서점 마스터 북텐더, 사회학자 노명우 선생님이 백 개의 문장을 골라 엮었습니다. 올해 첫 책이자 원더박스에서는 처음 출간하는 필사책이지요. 게다가 여러분, 사회과학 필사책은 처음이지 않나요?
책의 방향을 두고 담당자인 들풀 차장님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편집회의를 하며 ‘사회과학 책을 왜 읽을까?’ ‘사회과학 책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지?’를 궁리했어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엔 소위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꿈꾸도록 이끄는 것이 사회과학의 필요 내지는 쓸모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의 세계를 깨닫고 넓히는 것이지요. 그렇게 우리는 지금까지의 필사책과는 다른 ‘힘 있는’ 책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엊그제 표지 문구를 공유받고 보니 평소 차분하고 잘 정돈된 글을 쓰는 들풀 차장님조차 “세계를 뒤흔들고, 전복하고, 넓히는 문장들”이며 “필사 혁명” 같은, 무언가 활활 불타오르는 듯한 카피를 쓰고 있더군요. 노명우 선생님은 책을 여는 글에서 “예쁜 문장의 모음집은 아니다”라며 이 책의 쓸모를 다음과 같이 써 주셨더군요.
사회과학은 낭만적 기대로 칠해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사회의 민낯을 포착하여 현재의 문제를 발견하고, 발견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 그것을 문장으로 표현한다. 사회과학은 현실을 정확히 포착해 낼 수 있는 정교한 단어를 선호한다. 사회과학의 책은 엄선된 단어가 논리라는 실로 꿰어져 만들어진 문장의 집합체이다. 사회과학이 빚어낸 정교한 단어와 문장을 내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가는 과정은,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의 구조를 직시하는 훈련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만 우리는 비로소 그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가질 수 있다.
원더박스의 올해 첫 책에 호기심이 조금 생기셨을까요? 곧 신간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는데, 모두 따뜻한 곳에 머무시길 바라며,
곽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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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체 게바라가 했다고 알려진 말,
"리얼리스트가 되자,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고"에서 따왔습니다.
(위 이미지는 AI로 그린 것이며 책 표지 이미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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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좋은 일자리는 항상 부족한가
“코스피 5000이 눈앞, 6000도 간다”는 뉴스가 연일 나옵니다. 나라 경제가 호황이고 잘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그런데 동시에 “12월 실업률이 25년 만에 최고”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주가는 경제의 반영이라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왜 경제는 분명 성장하고 있는데, 일자리를 구하기는 점점 힘들어질까요? 한창 나이의 사람들이 구직을 포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일자리 문제를 생각하면 저는 AI와 로봇 기술이 세상을 바꿀 미래가 장밋빛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발전에 열광하는 만큼, 어쩌면 그런 열광 이상으로 일자리 문제에, 그리고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는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에 접근하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 입장에서 읽기에는 이보다 더 나은 교양서가 없을 거 같습니다. 추천사를 쓴 장하준 교수의 말대로 “‘일’에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명쾌하면서도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너무나 훌륭한 책”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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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먼저 우리에게 ‘어떤’ 일자리가 필요한지 묻습니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마을에 가면 모든 사람이 일합니다. 일하지 않으면 당장 굶게 되니 ‘완전 고용’이 이루어지죠. 아닌 말로, 밀거래와 마약 거래 같은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겠죠. 하지만 이런 상태가 바람직한 상태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필요한 건 ‘좋은 일자리’입니다. 지나치게 낮은 임금, 긴 노동시간과 위험한 환경, 사회적 무시가 따르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는 거죠. 20~30대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쉬었음’을 택하는 이유도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좋은 일자리’의 가치는 단지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소득을 준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저자는 일자리에는 외부성이 있다고 이야기해요. 사회에 미치는 숨은 영향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사망 확률이 올라갑니다. 마흔 살에 직장을 잃은 적이 있다면, 평균 수명이 1년에서 1.5년 정도 줄어들죠. 이혼도 늘어납니다. 유럽의 연구에 따르면 부부 중 한쪽이 일자리를 잃으면 이혼 확률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실업이 증가하면 범죄와 자살도 증가합니다. 이처럼 실업은 다양한 경로로 사회를 약화시키고 때로는 무너뜨리는 질병처럼 작용하지요. 반대로 좋은 일자리는 가족, 공동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사회적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동시에 직원을 해고하는 기업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일자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앞의 3장에 걸쳐 설명한 뒤 저자는 일과 관련된 중요한 주제들을 하나씩 살핍니다. 임금, 최저임금, 노동시간, 기술 변화, 이주노동이죠. 마지막으로는 나쁜 일자리를 줄이고 좋은 일자리에 투자하는 사회를 주문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자세히 내용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모두 일자리 문제의 큰 방향을 이해하게 해주는 훌륭한 안내입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일자리를 ‘고용’을 넘어서 삶과 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하는 중심 요소로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저자가 소개하는 한 실험의 결과는 아주 시사적입니다. 이 실험에서는 난민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지원금을 무조건 지급했고, 다른 그룹에는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면서 일을 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하지 않고 돈을 받는 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아무 일을 안 하고 돈을 받는 그룹보다 일을 하며 받는 쪽이 압도적으로 삶의 질이 좋았죠. “정신 건강, 인지 능력, 위험대응 능력 등에서 일과 현금 지원을 병행한 그룹이 현금만 받은 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나은 결과를 보였다. 연구진이 추정한 바로는, 그 차이가 무려 네 배에 달했다. 이렇게 큰 후생 격차가 있다 보니, 설령 현금 지원이 줄거나 없어진다 하더라도 계속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난민도 많았다. 그 비율이 70%에 이르렀다.”
이런 결과가 말하는 바는 자명합니다. “노동은 화폐적 보상보다 더 큰 무엇”이라는 것이죠. 나이 든 노인들이 생활이 어렵지 않아도 계속 일을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또 공공 일자리 사업이 단순히 소득을 보전하는 것 이상의 복지가 될 수 있는 이유도요. AI의 발전으로 인간의 가치가 위협받고,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두려운 전망이지만 앞으로도 ‘일자리’가 ‘인간의 자리’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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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의 '못그려도 괜찮아'는 쉬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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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이후 내가 진지하게 쓴 작품들은 그 한 줄 한 줄이 모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쓰였다. 우리 시대처럼 소란한 세월을 살면서 이런 문제들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넌센스이다.
― 조지 오웰 지음, 김한중 편역, 『민주주의와 자유』, 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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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고를... 치셨군요. 그래도 잘 수습하셨으니 큰 액땜했다고 생각하자구요~!
그나저나 이 자리를 빌어 -> 빌려 가 맞는 표기입니다. 그냥... 그렇다고 알려드립니다. ^^;;;
이사하시면서 350권을 버리신 독자분의 엽서를 읽고 저 역시 이사하면서 전시댁(?)에 대부분의 책을 잠시 맡긴다고 맡겼다가 못 찾고 있는 1인이라 엄청 공감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지요.
우여곡절을 겪은 음모론 책은 꼭 읽어보렵니다. 중학생 1학년 아들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하하하.... 원더박스의 책 읽고 꼭 되돌려 놓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감사합니다. '빌려'가 맞군요! 이것도 감사합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음모론은 정면으로 반박하기보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계속 들어주고 계속 대화를 하면서 천천히 풀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음모론을 믿는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듯이, 거기서 벗어나는 것도 논리적 설득으로 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아드님과 좋은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잘 돌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헐 그럼 잘못된 책들은 전부 버려지나요?
🏃아쉽고, 또 아깝지만 전량 폐기합니다. 그러니 제작처에서 꼼꼼히 만들고 저희도 신경써서 확인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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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Letter~📮
요 며칠 추위가 매섭습니다. 추워서 움츠러드는 것인지, 아니면 교정 업무에 집중한 탓인지 퇴근하고 나면 목이 뻐근하군요. 따뜻한 남반구로 가족여행을 떠난 참새 부장님이 부럽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겨울 간식 삼대장―군고구마, 붕어빵, 귤―이 있지요. 맛있는 간식과 함께 재미난 책 읽으시길 바랍니다. 원더박스 책이면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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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 비밀요원K
외계인. SNS에서 지구인들 탐색하면서 지구인인 척 댓글 놀이를 하고 있음. 모 출판사에서 비밀요원으로 암약중이며, <못 그려도 괜찮아>라며 맘대로 막 그린 그림들을 올려서 지구인들 테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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