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너의 이름은?
🙋♂️잠깐, 우리 책 홍보
📖[심심한 독후감] 인생은 여행과 같다는, 진부하지만 진실한 말
🖌️[못 그려도 괜찮아] 가을 산머루
📚[우리 책 파먹기] 민주주의와 자유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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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통신📡
너의 이름은? ― 바이에른의 이자보 혹은 이자보 드 바비에르 또는 엘리자베트 폰 바이에른...
by 곽편🏃
지난주부터 편집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그것도 원서 기준으로 무려 700쪽이 넘는 벽돌책을요(일반적으로 우리말로 옮기면 분량이 늘어나니, 아마도 1000쪽을 넘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14세기 중세 사회를 다룬 책이에요.
많은 책에서 인명과 지명, 도서명 등 고유명사는 그 원어를 병기해 줍니다. 보통은 해당 인물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해당 지역이 어느 나라인지, 그 책의 원제목이 무엇인지 확인해 적고 있어요. 원서가 영어로 쓰인 책이라도 그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가령 원문에 책 제목이 In Search of Lost Time으로 나와 있더라도, 옮길 때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라고 프랑스어 제목을 찾아 병기해 주는 것이지요.
지금 편집 중인 책에도 인물이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원서는 영어로 쓰인 것이고요, 앞서 말씀드렸듯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인물 이름을 어떤 언어로 병기해야 하는가! 이걸 고민하게 한 인물은 바로 ‘프랑스 왕비인 바이에른의 이자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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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쓰인 책이니 일단 원서에는 ‘Isabeau of Bavaria’라고 쓰였습니다. 독일 지명 바이에른이 영어로는 바바리아로 쓴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그런데 이 사람은 ‘프랑스 왕비’잖아요? 친절한 번역가 선생님께서는 괄호 안에 프랑스어 이름 ‘이자보 드 바비에르 Isabeau de Bavière’도 함께 적어 주셨습니다(바이에른을 프랑스어로는 바비에르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의 독일인 바이에른 지역 사람이잖아요? 그렇기에 번역가 선생님은 독일 이름도 함께 적어 주셨어요. 그런데 프랑스 왕비가 되기 전 이름은 달랐나 봅니다. 독일어로 된 원래 이름은 ‘엘리자베트 폰 바이에른 Elisabeth von Bayern’이군요(여기서 놓치면 안 될 부분은 독일어이기에 엘리자베‘스’가 아닌 엘리자베‘트’로 쓴다는 것!).
그렇지만 사진에서처럼 ‘바이에른의 이자보(Isabeau of Bavaria=Isabeau de Bavière/이자보 드 바비에르/프=Elisabeth von Bayern/엘리자베트 폰 바이에른/독)’라고 전부를 기입할 순 없겠지요. 읽는 데 불편하니까요. 저는 프랑스어를 남기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본문에서 답을 찾았지요. '프랑스 왕비’라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죠.
여기서 고민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인물의 이름을 한국어로 표기할 땐 어떻게 할 것인가, 바이에른의 이자보라고 쓸 것인가 이자보 드 바비에르라고 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프랑스어 de가 영어의 of에 해당하니, 바이에른의 이자보라고 쓰면 되지만 괜히 프랑스어로 쓴 게 더 이름처럼 느껴지는 거 있죠? 그건 우리가 영어 이름을 ‘이자보 오브 바바리아’라고 읽는 그대로 쓰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
애인에게 이 일화를 들려주니 참 쓸데없는 걸 길게도 고민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왕이 ‘필립 1세’로 쓰여 있을 때와 ‘필리프 1세’로 쓰였을 때, 이를 기민하게 알아보는 독자님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런 디테일을 고민하는 게 편집자의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책 언제 나오냐고요? 1000쪽짜리라... 아마도 겨우내 작업하지 않을까 싶네요! 차근차근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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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책꽂이 30화
인생은 여행과 같다는, 진부하지만 진실한 말
2025년의 마지막 달도 절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지난 1년을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국민학생 시절부터 해마다 반복되는 일종의 의례처럼, 조용한 마음으로, 내년에는 더 잘 살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후회하기보다는 수용하며, 내년에는 한 뼘만큼 달라질 거라 다짐하면서, 지난 시간을 점검하죠. 그래 봐야 지난 40여 년 동안 별로 달라진 적은 없었기에 이제는 별 기대도 생기지 않지만, 올해도 별 탈 없이 지냈다는 데 안도하며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어떤 책을 소개하면 좋을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본 책 가운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는데, 마침 며칠 전에 모 출판사 대표님이 어떤 책을 추천하며 해 준 말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을 인생 그림책으로 꼽는 독자가 꽤 있어요. 꼭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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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의 여행』은 광대 듀크와 재주를 부리는 곰 오리건의 여행 이야기입니다. 영화로 치면 일종의 로드 무비예요. 인상적인 풍경화를 만날 수 있는.
서커스단에서 생활하던 어느 저녁, 듀크가 오리건을 우리로 데리고 가던 그때, 오리건이 말합니다. “듀크, 나를 커다란 숲속으로 데려다 줘.” 듀크는 이 일을 동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회상합니다. 곰이 인간에게 말을 했으니 그럴 수밖에요.
오리건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듀크는 숙소로 돌아와 분장을 지우다 문득 깨닫습니다. 오리건은 아름다운 가문비나무 숲에서 곰 식구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고. 그리고 마음속에 작은 기대가 서립니다. ‘혹시 나도 그곳에서 백설공주를 만나게 될까?’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둘은 서커스단을 나섭니다. 무거운 짐은 모두 두고 가볍게.
도시를 빠져나와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고 기차표 두 장과 햄버거 삼백 개를 사고 나니 갖고 있던 돈이 바닥났습니다. 운 좋게 트럭을 얻어 타고 아이오와주까지 가는 길, 운전수가 듀크에게 묻습니다. “왜 아직 빨강코에 분칠을 하고 있소? 이젠 서커스 무대에 서지도 않는데.” 듀크는 답합니다. “살에 붙어 버려서요. 난쟁이로 사는 게 쉽지 않아요….”
둘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고흐의 그림 같은 들판을 헤치고 나아가고, 우박이 내리면 맞으며 걷고, 옥수수 밭에서는 잔치를 벌이고, 별빛 아래서는 꿈을 꾸고, 가방 맨 안쪽에 남아 있던 동전 두 개로는 물수제비를 뜹니다. 온 세상을 다 가진 듯했죠. 하지만 몸은 힘겹습니다. 떠돌이 장사꾼, 배우를 꿈꾸는 슈퍼마켓 종업원, 인디언 추장이 차 문을 열고 받아 주지 않았다면, 달리는 기차에 올라타는 걸 눈감아 준 차장이 없었다면 둘의 여행은 어떻게 되었을지….
마침내 오리건이 꿈에서 보았던 그런 숲에 도착하고, 둘은 숲으로 내달립니다. 그 밤, 곤히 잠든 오리건 옆에서 듀크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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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봅니다. 빌딩 사이로 조각난 하늘, 역시 건물에 잘려 나간 안산의 능선이 보이네요. 좁은 하늘과 능선으로 마음이 뻗어 나갑니다. 아무래도 사무실은, 제 마음을 다 품기엔 좁은 듯해요. 하지만 밖으로 나가도 저는 여전히 책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이것을 보든 저것을 보든, 괜찮아 보이는 것을 만날 때마다 그것으로 책 만들 생각이 먼저 듭니다. 종이 울리면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와 같아요. 그렇다고 제 인생을 개 같은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설마 그러겠어요?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
그렇더라도 이곳에서 저곳을 꿈꾸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걸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라고 부르든, 자유를 꿈꾸는 마음이라고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판단하고 싶지 않고, 뭐라 부르든 괜찮거든요. 인생이란 한 자리에 머물러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오리건을 숲으로 데려 가기로 한 약속을 지킨 듀크는 이튿날 아침 길을 떠납니다. 혼자서, 빨강코는 길에 떨어뜨리고,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어딘지 모를 곳으로…. 그의 뒷모습이 홀가분해 보이는 건 아빠로서 지내고 있는 제 삶의 주기가 떠올라서일까요? 이 책을 자신의 인생 그림책으로 꼽는 분들의 마음이 조금 짐작됩니다. 아마도 엄마들일 그분들의 마음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당신께, 유독 말줄임표가 많은 그림책 『오리건의 여행』을 추천합니다.
편집자 참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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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머루
수년 전 데려온 산머루 한 그루.
해마다 풍성한 초록 잎으로 빛나고
까만 보라색 열매가 열리더니
요즘은 이렇다. ㅋ
겨울을 맞이하는 너를 그려주마!
아, 이참에 머루주도 한잔할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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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걸 보며 나는 큰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 세상에서 객관적인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져 간다는 느낌이 들곤 하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편역, 『민주주의와 자유』, 7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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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소식
📢신간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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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 불가, 설득 불가!
그렇다면 음모론에 빠진 이들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가정의 식탁에서부터 권력의 중심까지 사회 깊숙이 파고든 음모론,
우리의 소중한 관계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우원식 국회의장, 정준희 교수 추천★★
음모론으로 인한 갈등은 더는 낯선 일이 아니다. 부정선거, 간첩, 중국인 범죄, 비밀 조직, 언론 조작 등을 확신에 차 이야기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이라면? 답답한 마음에 사실을 들이밀어 보아도 돌아오는 건 더 큰 불신과 단절뿐.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는 그런 답답한 상황에 빠진 이들에게 전하는 종합 처방전이다. 팩트체크 저널리즘 전문가인 저자는 ‘음모론이란 무엇인가’ 하는 정의에서부터 시작해 사람들은 왜 음모론을 믿는지, 왜 진실보다 거짓이 잘 퍼지는지 심리적·사회적 요인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어서 고대에서부터 21세기까지 퍼져온 음모론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각국의 사례를 통해 음모론이 어떻게 폭력과 이어지는지 살핀다. 끝으로 저자는 음모론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런 거짓 정보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노력과 제도를 소개하며 방법을 모색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음모론이 사회적 불안, 불평등, 제도 불신, 정체성 위기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회 문제라고 말한다. 명확한 사실과 논리를 제시한다고 해서 음모론을 믿는 이들이 돌아서지 않는 이유다. 따라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다. 소외와 고립은 사람을 쉽게 음모론으로 이끌기 때문. 그렇기에 논쟁보다 공감, 무시보다 존중이 필요하다. 같은 현실 위에서 사람들이 다시 연결될 때, 우리 사회의 음모론은 줄어들 수 있다. 소중한 관계와 민주주의를 잃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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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습니다~📮
💌별색에 관한 오타 정정 감사드립니다. 그 세계도 참 어려운 세계군요. 하지만, 장인정신이 보여 존경하게 됩니다. 눈이 많이 와서 수도권은 난리가 났다는 뉴스가 나오네요. 눈길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사랑하는 ㅎㅎ에게 꼭 봐야겠습니다.
🏃장인이라면 아무래도 이런 색을 현실로 구현해 주시는 인쇄소 기장님들이 아니실까 싶네요. 『사랑하는 나의 ㅎㅎ에게』에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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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Letter~📮
어우, 날이 제법 춥네요. 완연한 겨울입니다. 어느덧 2025년도 열사흘밖에 남지 않았네요. 참새 부장님이 그러하듯 저도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네요. 작년 이맘 때 계절이 반대인 호주 땅에 있었다는 게 꽤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새해 카운트다운을 공원에 돗자리 펴고 누워 기다렸던 게 벌써 한 해 전이라니! 모쪼록 독자님들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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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 비밀요원K
외계인. SNS에서 지구인들 탐색하면서 지구인인 척 댓글 놀이를 하고 있음. 모 출판사에서 비밀요원으로 암약중이며, <못 그려도 괜찮아>라며 맘대로 막 그린 그림들을 올려서 지구인들 테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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