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내가 그림책과 사랑에 빠진 이유
📖[심심한 독후감] 봄날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잠깐, 우리 책 홍보🙋♂️
📚[우리 책 파먹기] 『해파리 책』
📢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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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라고 쓰려는데 햇빛이 창을 지나 책상으로 들이치기 시작합니다. 저도 모르게 “아, 더워.” 하고 말했어요. 이제부터는 계절을 말할 때 초여름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아직 5월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여름이네요. 나무들이 연둣빛 옷을 벗고 진초록으로 갈아입은 지도 좀 되었고, 한낮에는 반소매 옷을 입어도 덥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뉴스레터 글감을 찾지 못해 “곽편, 이번 뉴스레터는 건너뛸까?” 하고 물었습니다. 곽편은 ‘왜 또 저러시나?’ 하는 표정을 살짝 지으며 대답했죠. “새 책도 나왔는데 편집 후기 쓰셔야지요.” 곽편이 쓰라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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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코트가』는 『맑음이』 이후 거의 다섯 달 만에 낸 이야기 그림책입니다. 적어도 두 달에 한 권쯤은 책을 내야 서점 담당 얼굴도 잊지 않을 수 있고 인스타에서 할 얘기도 생기고 할 텐데, 소심한 편집자라서 책을 선뜻 계약하지 못합니다. 단점이 한두 가지라도 보이면 책을 내지 말아야 할 이유를 발명해서 한 무더기 쌓아 놓기도 하고, 보는 눈이 좁아서 좋은 책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잊을 만하면 한 권씩 책을 띄엄띄엄 내는 이유입니다.
할 일이 그리 많지 않던 어느 오후, 오랜만에 메일함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메일함 정리에는 미덕이라 할 만한 게 하나 있는데, 메일을 빨리빨리 지우는 사이에 중요한 것이 더 잘 보인다는 점입니다. 존재감이 또렷한 책이나 메시지가 “어이, 조심해! 나 여기 있잖아.” 하고 손을 흔든달까요? 덕분에 좋은 책이나 중요한 메시지를 만나기도 합니다. 물론 대충 보고 지우다가 중요한 메일을 놓쳐서 낭패를 당하기도 하지요. ㅠ.ㅠ
『어느 날, 코트가』는 메일을 정리하는 와중에 만났습니다.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따스한 수채화를 보고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에이전시에서 받은 pdf를 보고서는 ‘이 책은 내가 내야 해!’ 하고 확신했습니다. 그 뒤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편집자가 책을 만들면서 자주 하는 생각 가운데 하나는 ‘이 책을 누가 볼까?’입니다. 이번에도 이 물음을 여러 번 던졌는데, 다른 누구보다 저 자신에게 먼저 주고 싶은 책이라는 대답이 떠올랐습니다.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버스와 전철을 타고, 사무실에 와서 커피 한잔 마신 뒤 일을 시작하고, 매일 만나는 동료와 야구 얘기며 일 얘기도 나누고, 자주 먹는 몇 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골라 점심을 먹고, 오후에 잠시 졸기도 하다가 비슷한 시각에 퇴근하는 일상을 보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문장부터 조용히 말을 걸어 오는 이 책을 사랑하게 된 것은요.
또 우연히 다른 사람과 코트가 바뀌고, 바뀐 코트에서 느껴지는 짭조름한 맛, 코트 주머니에 들어 있던 하얗고 조그마한 조개껍데기의 촉감, 조개껍데기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를 통해 타인의 세계와 연결되고, 이로 인해 자신도 몰랐던 마음에 눈뜨고, 단조롭던 일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이윽고 처음 보는 바다에 이르는 이야기를 매만지면서 저는 작은 해방, 틈새의 자유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바랐지요. ‘내게도 이런 일이 있었으면!’ 책을 사랑하게 된 것과 같은 이유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바람을 독자님도 품고 계시지 않나요? 어느 날 일어난 우연한 사건에 이끌려, 스스로 억눌렀거나 채 알지도 못하던 마음을 만나고, 그 마음에 솔직해지자는 생각이 들어 평소라면 가지 않았을 길에 발을 들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우연에서 비롯한 사건의 연쇄가 독자님을 권태로부터, 또는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면 좋겠다는 그런 상상을 하고 계시지 않은가요?
제가 읽은, 또는 읽고 있는 책들을 보며 ‘나는 왜 책을 읽을까?’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가만 보면 저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책을 보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씌운 올가미와 무지에서 생겨난 굴레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은 저를 움직이는 가장 커다란 동력이니까요.
독자님은 어떠하신가요?
편집자 참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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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지난 주말 극장에서 영화를 한편 보았습니다.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말년에 쓴 수첩 속 일기를 바탕으로 그의 삶 말미를 다룬 작품입니다. 영화를 소개하는 글에서는 그를 “전자음악의 선구자이자 영화음악 거장, 환경과 평화를 외치는 운동가로 활약해온 전방위의 아티스트”라고 소개하는군요. 영화에도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아이들을 위해 만든 도후쿠 유스 오케스트라가 등장합니다. 그의 생애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열다섯 혹은 열여섯 해 전 처음으로 그의 음악을 들은 순간은 또렷이 기억합니다. 친구의 mp3 플레이어(지금은 쓰지 않는 물건이지요!)에서 Merry Christmas Mr.Lawrence라는 곡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지요. 소위 ‘소몰이 창법’이 유행하던 시기였고, 그 곡은 정말 새로운 세계처럼 느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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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러 나서며 챙겨든 책은 그 전날부터 읽고 있던 허수경 시인의 산문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였습니다. 시인은 독일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수학한 고고학자이기도 한데요, 이 책은 바빌론을 비롯한 몇몇 도시에서 고대 건축물을 발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산문 열일곱 편을 엮은 것입니다. ‘모래도시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걸 시인 작고 후 제목을 바꿔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했어요. 시인이 세상을 뜨기 전 붙들고 있던 원고라고 하는군요.
다 보고 나서는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어요. 곳곳에 있는 의자 중 하나를 택해 앉아 천천히 책을 읽었습니다. 세상을 뜬 음악가와 시인의 마지막 모습과 글을 보고 읽으니 자연스레 죽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기원전 7000년, 6000년, 5000년, 아마도 그보다 오래전에도 사람들은 고대 동방에 살고 있었다”라는 문장 앞에서, 수천 년을 셈하는 고고학자의 시간 앞에서 어찔해집니다. 우리는 70년, 60년, 50년 뒤조차 장담하지 못하는데 말이죠. 시인도 같은 마음을 부려두었더군요.
“10여 년이라는 세월도 나 같은 작은 인간에겐 버거운 시간이다. 그런데 2000여 년이라는 시간은 무엇인지. 고작 내가 살아가는 생애만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이며 지나간 시간을 해독하는 것도 버겁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_『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바다 바깥’ 중에서
그다음 날인 일요일 오후엔 친구들과 한강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아직 다 읽지 못한 이 책과 함께였지요. 약속 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섰고, 벤치에 앉아 봄기운을 만끽하며 책을 마저 읽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서는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 먹으며 수다를 떨었지요. 급기야 함께한 친구 중 하나의 집에 무작정 쳐들어가 짜파게티까지 끓여 먹고 나왔습니다. 그날 웃고, 웃고, 또 웃는 사이사이에 ‘자주 보자’라는 말을 자꾸만 끼워 넣었어요.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류이치 사카모토의 유고집 제목입니다. 별일 없다면 보름달이야 꽤 볼 수 있을 겁니다. 수십, 수백 번은 보겠죠. 그렇지만 수천 년의 시간을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아주 찰나처럼 느껴지고 맙니다. 그러면 괜히 조금 더 잘 살고 싶어져요. 문화인류학자 이경덕 선생님도 『죽음의 인류학』에서 ‘죽음을 다룬 궁극적인 이유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사랑하는 가족과 애인과 친구와 더 자주 만나고, 많이 웃으면서 지내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독자 여러분도 아름다운 이 계절,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먼저 간 두 예술가의 평안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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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지는 않지만, 지난 15년 동안 전 세계 바다에 해파리 개체 수가 늘어났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짐작하고 있어요. 인공위성이 투명한 해파리의 사진을 찍지 못하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요.
게다가 해파리는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갑자기 나타나고는 합니다. 바다 바닥에 붙어 있던 폴립 하나가 여러 개의 폴립으로 무성생식을 한 뒤, 한두 달 만에 성체로 자라나서 한꺼번에 해수면으로 떠오르니까요.
해파리가 갑자기 꽃이 피듯 나타난다고 해서, 이러한 현상을 해파리 만개(jellyfish blooms)라고 부른답니다.
과학자들은 대부분 해파리 만개 현상이 잦아졌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리고 인간 때문에 해파리 개체 수가 늘었다고 말해요. 해파리 수가 늘었다는 건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에요. 안타깝게도 좋은 쪽으로의 변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해파리 만개 현상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모든 원인이 인간의 잘못된 행동과 이어져 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해파리 만개 현상은 인간이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면서 시작했습니다.
― 파올라 비탈레 글, 로사나 보수 그림, 김지우 옮김, 『해파리 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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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소식
📢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도서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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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이』가 2026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식구를 모두 잃은 강아지 푸딩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두 고등학생 단짝 친구가 쓰고 그린 그림책 『맑음이』. 기억은 희망의 다른 이름임을 떠올리며 사랑을 떠나보낸 모든 마음에게 이 책을 전합니다.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자꾸만 잊혀 가는 세상에,
맑음이를 남깁니다.” _로아(글 작가)
“이 책이 독자들의 내면 깊은 곳에 닿아
‘그리움’이 가진 온도의 의미에 잠시
머물게 하기를 바랍니다.” _현수(그림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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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팀 터크먼」!😎
역사 스토리텔링의 대가 바바라 터크먼의 대표작 『먼 거울』의 한국어판 출간을 앞두고, 성공적인 펀딩을 위해 함께해 주실 분들을 찾습니다📢📢
🗓️활동 기간: 5월 23일 ~ 6월 30일 ☝️미션 1. 『먼 거울』 제1부 가제본(650쪽 분량)을 읽고 인터넷 서점 및 SNS에 서평을 남깁니다. ✌️미션 2. 한국어판의 성공적인 출간을 위해 6월 중 진행할 북펀드를 함께 홍보하고 응원합니다. (본인 SNS에 펀딩 소식을 1회 이상 공유해 주시면 됩니다.)
* 미션별 안내 메시지를 발송할 예정입니다. * 우수 활동자께는 서점 기프트카드를 선물로 드립니다🎁
📍모집 인원: 100명!! 📍모집 기간: 5월 13일~19일 📍당첨자 발표: 5월 20일(수) *개별 문자 안내 📍신청 방법: 원더박스 SNS 링크트리 통해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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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Letter~📮
『먼 거울』 출간 준비며, 만화 예술의 역사 시리즈 펀딩이며 온갖 일로 바삐 보내고 있는 5월입니다. 오늘은 교보문고에 사전 미팅을 다녀왔어요. 하루만에 여름이 되었더군요. 더운 날씨에 건강 잘 돌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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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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