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편집실 통신] 희망을 선물 받은 크리스마스 📢소소한~ 소식 📖 [와작와작 책 파 먹기] 『내전, 대중 혐오, 법치』 🖌️[못 그려도 괜찮아] 부엉이 내 맘대로 그리기-『내가 부엉이를 잘 그리는 이유』 |
편집실 통신 by 들풀🌱 이 편집실 통신을 쓰고 있는 지금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전 세계 어린아이들이 가장 설레는 날이죠. 왠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흥겹게 놀아야 할 것 같은 날이고요. 그렇지만 저는 별다른 약속이 없어서, ‘집에 가서 편집실 통신을 써야겠다, 어떤 내용을 쓸까?’ 같은 생각을 하며 퇴근길에 나섰습니다. 막 출간된 『우리의 싸움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편집후기를 쓸까,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이야기할까? 올해 마지막이니 한 해 인사를 건넬까?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며 역으로 갔지요. 그런데 역 입구 가까이 오니 멀지 않은 곳에서 마이크 소리와 함성 소리가 들렸습니다. 뭔가 해서 보니 경찰 버스가 몇 대 서 있는 것도 보였고요. 집회가 근처에서 열리고 있나 보네, 하고 슬쩍 들르러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전 집회에 가끔 참가하기도 하고, 근처에서 뭔가 열리고 있으면 구경하곤 합니다. 무슨 이유로 사람들이 그렇게 나왔는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또 으쌰으쌰 하는 군중의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 제법 좋답니다. 사람들의 표정, 눈빛, 오가는 말에서 뉴스 기사에선 느낄 수 없는 그 안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재밌습니다. |  |
그 표정들을 보며 『우리의 싸움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누구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위해 헌신하려 노력”하는 시대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잠깐 이 시대의 일상을 상상해보자. 이 시대에는 시위하러 거리로 나가는 것이 정상이다. 시간이 있고 주장에 동의할 때만이 아니라 매주 최소한 한 번,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새로운 얼굴에 반갑게 인사하며, 직장 동료나 동호회 회원과 함께 거리로 나간다.” 지금 한국에서는 얼핏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함성도 지르고, 외치고 싶은 구호도 외치고, 신나는 노래를 떼창하고… 어찌 보면 시위도 콘서트나 축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이날의 시위는 정말 축제 같았는데, 가장 신났던 순간은 가사를 개사한 캐롤을 부를 때였습니다. “기쁘다 시민 오셨네, 계엄군 막으러”라는 노래말에는 빵 터졌죠.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에서 캐롤 메들리가 나오니 그야말로 크리스마스 같았습니다. 그렇게 분위기는 흥겨우면서도 내용은 진지했습니다. 한 젊은 여성은 자신의 부모님은 중국에서 오셨다며, 외국에서 온 사람은 한국인이 될 수 없는 거냐며 울먹였습니다. 그전까지는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중국 이름을 버렸지만, 이제는 당당히 쓰겠다고 말하는 그분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지요. 또 한 분은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해도 억압받지 않은 사회를, 또 다른 분은 가난한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이야기했습니다. 한번 활짝 열린 광장은 하나의 주제를 넘어서 각자의 다양한 소망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축제였죠. 또한 이날이나 다른 날의 시위는 필시 ‘민주주의의 학교’가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의미를 배우고 실천하는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한 시민들이 되어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시위 현장에 2030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이 나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에겐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디지털 성범죄 규탄 등 자신들의 문제에 함께 목소리를 내온 경험이 더 많습니다. 직접 참여는 아니더라도, 유형 무형의 연대를 해오며 얻은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  |
다시 『우리의 싸움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를 인용하자면, “저항하고 참여하는 능력”도 연습을 통해 키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거의 모든 습관과 기술이 그렇듯, 저항하는 법도 젊은 시절에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는 배우기 더 힘들어진다. 학교에서 청소년 의회와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책임감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 이뤄져야만 한다. 꼼수나 지름길은 없으며, 오직 노력과 약간의 영리함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빨리 깨달을수록 더 빨리 배울 수 있다.” 처음부터 시위에 잘 나가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으며, 그러기에 그러지 못한다고 비난할 일도 아닌 것이죠. 함께 저항하고 참여하는 능력을, 민주주의의 근육을 키우는 노력이 정답일 겁니다.(이 책이 그 일에 도움이 되기를!) 한두 시간 시위 현장을 구경하고, 집으로 가는 길은 한결 즐거웠습니다. 아직 정국은 불안정하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날이 올 것이라고 속단할 수도 없지요. 그렇지만 거리에서 흘러넘치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희망이 제 마음도 부풀게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민주주의를 빠르게 배우는 젊은 세대가 성장하고 있으니, 미래가 나쁘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도 해봅니다. 분명히 희망은 전염성이 있습니다. 그런 선물 같은 희망을 받은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
📢소소한~ 소식
2024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원더박스 책 두 종이 선정되었습니다!🎉
🏷️세종도서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진행되는 유서 깊은 사업으로 국내 출판산업의 양서출판 의욕 진작 및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됩니다. 교양도서와 학술도서 두 부문으로 진행되며 선정 도서는 800만 원 한도 내에서 구매를 해 보급을 하고 있습니다.
👉원더박스 세종도서 선정도서 『CIA 분석가가 알려 주는 가짜 뉴스의 모든 것』(신디 L. 오티스, 박중서 옮김) -전직 CIA 정보 분석가가 알려 주는 가짜뉴스의 역사부터 해법까지, 거짓에 속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망라하는 책입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가짜 뉴스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책입니다! 『십 대를 위한 몸매 안내서』(도미니크 아델 카스토 지음, 류은소라 옮김) -자기 몸에 관심이 많고 걱정도 늘어가는 십 대를 위한 내 몸 안내서. 청소년들이 나다운 몸, 멋진 몸, 행복한 몸을 갖고 살기 위해 돕는 안내서입니다.
이 두 책이 많은 독자 여러분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 참새의 책꽂이는 쉬어갑니다~🙏 |
 | 성우로 변신한 귀옥 씨 |
 | 멋진 귀옥씨가 카톡을 보내왔다. '고양라디오'에서 꿈꾸던 성우를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고양라디오-이귀옥의 푹 빠지는 드라마 이야기>
지난 7월, 휠체어 합창단 연주회 때 찍은 사진을 찾았다. 파랑 드레스를 입은 귀옥씨, 그림으로 그려야지~~랄랄라~
다정한 친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좋아요!
귀옥씨, 그대는 늘 나를 놀라게 하는구려~ 이번엔 성우로 변신, 멋찌요~ 하하하 |
 | (원더박스에서 나온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하는 신규 코너입니다. 이번엔 『내전, 대중 혐오, 법치』의 내용이 지금 상황에 맞닿은 면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첫째, 이 전쟁은 과두 정치 세력이 앞장서벌이는 '총력전'이다. 이 전쟁은 사회적 권리 축소를 노린다는 점에서 사회적이며, 외국인에게서 모든 종류의 시민권을 박탈하고자 하고 망명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민족적이며, 모든 저항과 비판을 억압하고 범죄화하기 위해 법적 수단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고 법적이다. (중략) 이 전쟁은 연합한 과두 지배자들이 국민 일부의 적극적 지지에 힘입어 다른 국민 일부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지는 미리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분열, 그중에서도 가장 해묵은 분열을 수단으로 삼아 매번 획득되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종류의 이론적 도식은 힘을 잃는다. 신자유주의 내전은 시민전쟁이다." -『내전, 대중 혐오, 법치』 17~18쪽 |
Wonder Letter~📮
올해 마지막 레터입니다~ 마지막 책인 『우리의 싸움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도 나왔습니다. 처음 원고를 읽을 때부터도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라는 체념에 빠진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의롭고 민주적인 세상을 만들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책이 되었습니다. 희망을 북돋는 책이라 새해에 읽기에도 좋은 책이 아닐지! 그러고 보니 저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조카에게 먼저 선물해줘야겠습니다~
안구 정화하시라고 저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다녀온 한라산 사진 공유합니다^^ |  | |
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계인. SNS에서 지구인들 탐색하면서 지구인인 척 댓글 놀이를 하고 있음. 모 출판사에서 비밀요원으로 암약중이며, <못 그려도 괜찮아>라며 맘대로 막 그린 그림들을 올려서 지구인들 테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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